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中식용유 교역 중단 엄포' 기술주 직격…엔비디아 4.4% 하락 [데일리국제금융시장]

대중 무역 압박 발언에 나스닥 0.8% 추락

협상력 극대화 노려…물밑에선 실무 접촉 중

오라클, AMD AI칩 5만개 도입…경쟁사 ↓

파월 "몇달 안에 양적긴축 끝"…美증시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에 맞서 중국산 식용유의 구입을 멈출 수도 있다고 엄포를 넣으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우량주들의 주가는 그나마 선방했지만 기술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크게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앞으로 몇 달 안에 통화 긴축 정책을 끝낼 수 있다고 예고했다.



1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2.88포인트(0.44%) 상승한 4만 6270.4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0.41포인트(0.16%) 내린 6644.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72.91포인트(0.76%) 하락한 2만 2521.70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4.40%나 떨어진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0.09%), 아마존(1.67%), 메타(0.99%), 브로드컴(3.52%), 테슬라(1.53%), 넷플릭스(0.30%) 등이 하락했다. 애플(0.04%), 구글 모회사 알파벳(0.53%) 등은 주가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식용유 등에 관한 중국과의 교역을 단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는 소식이 장 막판 전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식용유를 우리 스스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고 중국에서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1월 1일부터 100%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미중 양국은 이달 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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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이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5만 개를 자사의 클라우드에 투입한다고 밝힌 점도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경쟁사 주가에 악재가 됐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AMD의 존재감이 커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AMD는 이 소식에 0.77% 상승했다.

오라클은 이날 AMD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내년 3분기부터 5만 개의 ‘인스팅트 MI450 시리즈’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구동되는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오라클은 2027년과 그 이후에는 이 GPU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또 자사의 새 AI 데이터센터를 모두 AMD 프로세서와 네트워킹 시스템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MD의 MI450 GPU 칩은 내년에 출시된다. AMD는 최근 오픈AI와도 이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픈AI는 앞으로 몇 년 동안 AMD의 반도체를 기반으로 6기가와트(GW)급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증시는 연준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보유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할 수 있다고 예고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지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 공개 연설에서 “충분한 준비금 조건과 일치한다고 판단하는 정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준비금이 도달했을 때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겠다고 오래 전부터 계획을 밝혔다”며 이 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앞으로 몇 달 안에 그 시점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결정을 알리기 위해 광범위한 지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대차대조표 확대)는 그 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지난 2022년 6월 양적긴축을 재개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기에 시중에 푼 돈을 회수하려는 목적이었다. 연준은 2018∼2019년 빠른 양적긴축으로 증시가 흔들리고 투자 자산들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경험 탓에 그간 통화정책 변화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中식용유 교역 단절 검토…美대두 수입 중단은 적대행위"


뉴욕=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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