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부작용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까지 높여 잡았다.
IMF는 14일(현지 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3.2%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3.1%를 유지했다.
IMF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공표하자 같은 달 22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 3.3%보다 0.5%포인트 낮은 2.8%로 전망했다. 그러다 7월에는 3.0%, 이번에 3.2%로 계속 높였다.
IMF는 미국이 여러 국가와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실효 관세율이 대부분 10∼20%로 낮아졌기에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국가가 미국의 관세에 보복하지 않아 교역 체계가 대체로 개방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민간 부문이 관세 인상에 대비해 수출을 앞당기고 신속하게 공급망을 조정하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다만 3.2%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평균인 3.7%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고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시간을 두고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경제가 올해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내년 예상 성장률은 2.1%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은 올해 1.2%과 내년 1.1%, 일본은 올해 1.1%와 내년 0.6%, 중국은 올해 4.8%와 내년 4.2%, 인도는 올해 6.6%와 내년 6.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아진 0.9%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1.8%로 7월 예상치와 동일했다.
IMF는 또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열풍에 대해서도 경고장을 던졌다. IMF는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실현되지 않고 자산 가치 조정이 이뤄지면서 호황이 끝날 경우 2000∼2001년 ‘닷컴 버블(인터넷 산업 거품)’과 같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