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장애 극복한 나전 장인…부산 전통공예의 품격을 높이다

부산시 공예명장에 윤성룡 윤슬 나전칠기 대표





부산시가 ‘칠(漆)’ 분야의 장인 윤성룡(사진) 윤슬 나전칠기 대표를 2025년도 부산광역시 공예명장으로 15일 선정했다. 전통 기법을 고수하며 지역 공예문화 발전에 헌신해온 윤 대표는 장애를 딛고 나전칠기의 예술성을 국내외에 알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시 관계자는 “윤 대표가 오랜 기간 나전칠기 분야에서 탁월한 숙련 기술과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해 올해 공예명장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광역시 공예명장’은 지역 공예산업 발전과 공예인의 위상 제고에 기여한 장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영예다. 시는 2013년 제도 시행 이후 올해까지 총 20명의 공예명장을 배출했다. 명장에게는 공예명장 칭호와 개발·생산 장려금 1000만 원, 공영주차장 요금 50%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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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장애를 입은 뒤에도 “나를 죽인 것도 나전이었지만, 나를 살릴 것도 나전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전통 공예 기술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널리 알린 장인이다. 부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특히 수십 년간 나전과 옻칠의 섬세한 조화를 통해 현대적 감각을 입힌 작품을 선보였으며 다수의 예술상과 장관상을 수상해 예술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한 상징적 인물로 손꼽힌다.

시는 이번 선정을 통해 전통기술의 가치 재조명과 지역 공예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섬유 분야’ 공예명장으로 선정된 박정숙 명장이 전통 염색 기법으로 만든 작품을 부산전승공예보존회 정기전에 선보이며 명장 제도의 실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현재 시는 목칠·도자·금속·섬유·종이·기타공예 등 6개 분야에서 매년 공예명장을 선정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해당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하고 부산에 10년 이상 거주한 장인으로, 숙련도와 사회적 기여도를 종합 평가해 결정된다.

박형준 시장은 “윤성룡 대표는 장애를 이겨내며 전통 나전칠기 기술의 맥을 지켜온 진정한 장인”이라며 “부산의 공예명장 제도가 지역 공예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전통 공예가 미래 산업으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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