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히타치, 송배전 인력 30%↑…AI발 전력수요 대응 나서는 日 기업

송배전 설비사업에 60억 달러

도시바, 인도에 공장·장비생산↑

미쓰비시전기도 美공장 가동에

히타치에너지는 직원 수를 2027년까지 30% 증원할 계획이다/히타치에너지히타치에너지는 직원 수를 2027년까지 30% 증원할 계획이다/히타치에너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전력 부족 문제가 심화하자 일본 기업들이 송배전 분야 인력 확보와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송배전 설비를 담당하는 계열사 히타치에너지의 직원 수를 2027년까지 6만5000명으로 늘려 지난 3월 대비 30% 증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미와 유럽, 인도, 브라질 등 전 세계에서 제조·엔지니어링·프로젝트 관리·연구 인력을 추가 채용한다.



대규모 설비 투자도 병행한다. 히타치는 2024~2027년 송배전 설비 사업에 60억 달러(약 8조57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4억5700만 달러를 투입해 대형 변압기 공장을 신설,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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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AI 빅테크와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미국 오픈AI에 데이터센터용 송배전 설비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다. 도시바는 2027년 3월 말까지 인도 공장에 100억엔을 투자해 송배전 장비 생산 능력을 50% 높일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새 공장을 건설해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중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이 이처럼 송배전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전력망 부족이 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송배전망 확충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지연이나 태양광 발전 출력 제한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송배전 분야 연간 투자액을 현재의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추산했다.

정부도 규제 개선에 나서고 있다. 통상 데이터센터는 송배전 공사가 완료돼야 전력망에 접속해 전력을 끌어올 수 있으나, 송전망 정비가 늦어지면서 정부는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조기 접속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경제산업성은 연내 관련 규정을 재검토해 송배전 회사에 약관 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핵심은 정전 대비용 축전지 등을 마련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망에 조기 접속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는 것이다. 일본 송배전망은 태풍 등으로 인한 단선에 대비해 전선을 이중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공사 기간이 길다. 이렇다 보니 전력망 접속을 위해 10년까지 대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고압 변전소나 송전선 확충이 필수지만, 현재 관련 회사들의 대응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산성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치바현 인자이시 일대는 지난 3월 기준 전력 접속 대기 신청이 40건, 2.5기가와트(GW)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올 2월 발표한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40 회계연도 전력 수요가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2 회계연도 대비 최대 20%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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