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AP연합뉴스가자지구 평화협정 서명을 위한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을 향해 던진 농담들이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낳고 있다.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이달 13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중동 등 2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과 연설이 끝난 후 여러 차례 장난 섞인 발언을 이어갔으며, 일부는 결례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자신의 뒤편에 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향해 몸을 돌리며 "그녀는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여성에 대해 '아름답다'는 단어를 쓰면 정치 인생은 끝나지만, 나는 한번 해보겠다"며 "아름답다고 불려도 괜찮나. 왜냐면 당신은 아름다우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타깃으로 삼아 “이번 평화협정을 지지해줘 감사하다”고 한 뒤, 그를 찾지 못하자 "에마뉘엘이 내 뒤 어딘가에 서 있을 것 같은데, 어딨지? 믿을 수 없네. 오늘은 조용한 태도(low key approach)를 취하고 있군"이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 친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랍에미리트(UAE)의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셰이크 부통령 겸 부총리를 가리켜 "돈이 많다. 끝도 없이(unlimited cash)"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저자세 외교’로 유명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해프닝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은 어디 있나”라고 부르자, 스타머 총리가 마치 보좌관처럼 재빨리 연단 앞으로 뛰어갔다.
그는 발언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생각한 듯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이어갔고 스타머 총리는 민망한 표정으로 다시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이에 폴리티코는 스타머 총리가 뻘쭘한 처지가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를 실수로 ‘대통령’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에 카니 총리가 “승진시켜줘서 기쁘다”고 농담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랬나. 그래도 ‘주지사’라고 부르진 않았잖나”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전임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로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도 "난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몇몇(정상)이 있다. 누군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말해 좌중을 술렁이게 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어쩌면 여러분이 (누군지) 알 수도 있겠다"고 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