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빅토리아(Victoria) 왕세녀가 17일 부산을 공식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맺어진 인연을 되새기고 미래지향적 문화·예술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의미가 깊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의 장녀이자 왕위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왕세녀는 스웨덴 대표단 20여 명과 함께 이날 오전 부산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스웨덴의 역사적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의료지원단 참전기념비(영도 태종대)에서 열리는 스웨덴 야전병원 파견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어 박형준 시장과 부산진구의 스웨덴 참전기념비를 찾아 참전 의료진들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했다. 박 시장은 이날 왕세녀를 위한 환영 오찬을 주재하며 부산과 스웨덴의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오찬에는 왕세녀와 스웨덴 경제인, 영화계 인사 등 40여 명이 함께 자리했다.
박 시장은 환영사에서 “부산에 있는 스웨덴의 여러 기업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 만남이 부산과 스웨덴 간의 새로운 협력을 여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찬 이후 대표단은 부산현대미술관을 방문해 스웨덴 출신 추상미술의 선구자 힐마 아프 클린트의 전시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과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알마상(ALMA) 기념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전시: 책과 그림이 앉은 자리’를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최고경영자(CEO), 부산지역 미술 전공 학생 등이 참여해 양국 예술 교류의 방향을 모색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열렸다. 왕세녀는 청년 예술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화예술이 국가 간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인연이 ‘과거의 연대에서 미래의 협력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 관계자는 “글로벌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부산과 북유럽의 물류·교역 거점인 스웨덴 양국 간의 협력 네트워크가 한층 강화되고 미래지향적 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