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한 달 사이 8조 원이 넘는 자금을 국내 증시에 쏟아부으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8조127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그룹주에 집중됐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그룹 관련 종목에서만 7조7068억 원이 몰렸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조8070억 원어치 사들이며 압도적인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두산에너빌리티(7979억 원)보다 약 8.5배 많은 금액이다.
뒤이어 삼성전자우(7516억 원), 삼성전기(2765억 원), 한국전력(2226억 원), LG전자(2027억 원), LG디스플레이(1859억 원), LG화학(1757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717억 원), 현대차(1613억 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대부분 종목이 이미 한 차례 상승한 만큼 외국인 매수세는 국내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6658억 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뒤를 이어 카카오(5461억 원), 알테오젠(5101억 원), HJ중공업(2983억 원), HMM(2004억 원), 하이브(1964억 원), 한화비전(1560억 원), 대한항공(1547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86억 원), 두산(1368억 원) 순이었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불만이 이어지며 주가가 조정을 받았고, 알테오젠은 지난해 급등 이후 올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앱 개편 이후 이용자 반발이 거셌지만 어쨌든 숏폼탭을 중심으로 체류시간은 꾸준히 상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새롭게 광고가 추가되기 시작한만큼 4분기부터 톡비즈 광고매출 성장률은 두 자릿수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목표주가 7만5000원을 유지했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머크와 할로자임 특허 분쟁과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약가 협상 대상 리스크가 존재했지만 현재는 해소된 상황"이라며 "코스피 이전상장 등 내년 상반기까지 예정된 이벤트로 바이오 섹터 전반 투자 매력도를 이끌어갈 대장주"라고 내다봤다.
기관투자자는 같은 기간 네이버(7654억 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전자(5410억 원), SK하이닉스(4915억 원), SK스퀘어(4225억 원), 두산에너빌리티(4178억 원), LG에너지솔루션(2413억 원), 삼성전자우(2235억 원), 한미반도체(1633억 원), 포스코퓨처엠(1230억 원), HD현대미포(119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아직 2차전지 업황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증권가에서는 관련 종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키움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을 셀 업체 중 최선호주로 유지하고 있고, 신한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이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대규모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해 가동률이 30%수준에서 6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