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각 단풍’에 나들이객 북적이는데…경찰 허리엔 ‘빨간불’ [일터 일침]

■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

야간 근무·긴급 출동 잦은 경찰관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질환 부담↑

초기 단계엔 수술 없이도 증상 호전

한의통합치료 효과, 임상연구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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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행락객들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전국 곳곳에서는 단풍축제와 가을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상 기후로 인해 올해 단풍 절정이 늦어지면서 10월 마지막 주부터 11월 첫째 주에 걸쳐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민들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분주하게 현장을 누비는 이들이 있다.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관들이다.






가을 행락철은 각종 사건·사고가 늘면서 경찰관들의 야간근무와 긴급출동이 잦아지는 시기다. 교통량마저 증가하면서 장시간 서 있거나 좁은 차량 안에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권총, 테이저건, 가스총, 무전기, 수갑, 수첩, 3단봉 등 다양한 장비를 항상 착용한 채 근무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러한 근무환경이 반복되면 단순한 피로를 넘어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무거운 장비를 장시간 착용하면 자세가 무너지고,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인해 피로가 쉽게 누적된다. 여기에 숙이거나 뛰는 등 긴급한 상황에서 반복되는 동작들은 척추와 관절에 과도한 압력을 가한다. 그 중에서도 허리는 부담이 집중되는 부위다. 순찰, 제압, 운전, 서류 작업 등 대부분의 업무가 허리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2015~2019년 경찰공무원 특수건강진단 결과’에 따르면 근골격계 환자는 매년 3000명씩 증가하며 5년 새 25% 이상 늘었고, 상당수가 허리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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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육체적 부담이 누적되다보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가 발현될 가능성도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손상돼 흘러나온 수핵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감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뻐근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엉덩이, 다리로 저림 증상이 퍼지고 심할 경우 보행이 어렵거나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

만약 허리디스크가 의심된다면 서둘러 전문적 진료를 받길 권한다. 초기 단계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경과가 좋고, 일상 회복과 일선 복귀가 빠르다. 다행히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수술 없이 치료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로 상태를 호전시킨다. 침 치료는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줄인다. 한약재 성분을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통증과 염증의 빠른 완화를 도울 수 있다.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나 골반의 균형을 바로잡아 디스크 압박을 줄인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실린 자생한방병원 연구에서는 한의통합치료가 진통제 등 약물치료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의 중증 허리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한의치료군의 허리 통증숫자평가척도(NRS)는 치료 전 평균 6.25에서 치료 후 2.45로 감소했다. 약물치료군은 6.65에서 4.33으로 감소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 것이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0(통증없음)~10(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통증)으로 표현한 지표다. 값이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한의치료군은 하지방사통 NRS와 허리 기능장애 평가에서도 더 큰 증상 개선을 보였다. 장기추적관찰결과와 경제성 평가 결과도 더욱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뛰는 경찰관들은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창설 80주년을 맞는 경찰의 날(10월 21일) 만큼은 경찰관들의 건강과 복지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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