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주택 공급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19일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미국과 관세협상을 위해 미국에 머물다 귀국한지 4시간 만인 오후 9시 33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10·15 부동산 대책 소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규제 배경과 실수요자 불편에 대한 입장이 담겼다.
김 실장은 “10·15 대책으로 넓은 지역이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됐다”며 “별로 오르지도 않은 지역까지 왜 묶느냐는 비판이 있다. 실수요자께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은 저 역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김 실장은 “어느 지역까지 허가 대상으로 지정할 것인지 두고 여러 차례 숙고와 논의를 거듭했다”며 “풍선 효과가 번질 가능성과 대책의 실효성을 함께 고려할 때 비록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접 구나 경기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대체 수요가 몰리며 새로운 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우세했다”고 썼다.
또 “현재 주택 시장은 유동성과 자산 심리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자금력이 있는 수요층뿐 아니라 투자 심리 전반이 확산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 전반에 뚜렷한 상승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은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뛰어넘을 만큼 가격 상승의 에너지가 축적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의 강한 수요 압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우리는 뼈아픈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한번 더 내세웠다. 김 실장은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도시까지 허가제가 시행된 것은 비상한 조치다. 지금은 주저할 때가 아니라, 정부가 제때 역할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규제로 집값 상승을 막은 상태에서,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이제는 보다 정교하고 선제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때”라며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주택 공급에 힘을 모아야 한다. 6·27과 10·15 대책이 벌어준 시간 안에, 시장 안정을 이끌 실질적 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김 실장은 “실수요자께서 겪으실 불편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그 불편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공급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실장은 이날 귀국 4시간여 만에 페이스북에 부동산 대책과 관련 글을 올렸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페이스북에 글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부득불 이번에 그 약속을 깨고 말았다”며 “부동산 문제만큼은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