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대규모 장애 여파로 미국 주요 항공사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이용자들은 예약 내역이 사라지거나 체크인이 되지 않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WS는 이날 오전 5시 27분(미 동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복구가 상당 부분 진행돼 대부분의 요청이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다만 일부 대기 중인 요청에 대한 처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WS는 자사 서비스 현황 대시보드에서 “미국 동부 리전(US-EAST-1) 내 다수의 서비스에서 오류율과 응답 지연이 급증했다”고 공지했다.
이 리전은 전 세계 수많은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핵심 데이터센터로, 이번 장애로 여러 산업 분야의 온라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객은 “탑승권이 앱에 표시되지 않는다”거나 “체크인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호소했으며, 일부 공항에서는 이용자들이 카운터로 몰려 수동으로 탑승 수속을 진행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예약·운항 시스템 대부분이 AWS 같은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작동하다 보니, 한 지역의 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전 세계 항공망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이번 사태는 IT 인프라 의존도가 얼마나 심화됐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에도 글로벌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프로그램 업데이트 파일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 수천 대가 한꺼번에 다운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항공사와 병원, 은행 등 주요 기관의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마비됐고, 델타항공은 항공편 5000여 편이 결항돼 5억달러(한화 약 68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 AWS 장애는 당시보다 규모는 작지만, 한 IT 기업의 기술적 문제 하나가 곧바로 전 세계 산업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개장 전 아마존 주가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