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올해 12월 31일까지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재정 부담과 세수 여건 등을 감안해 인하 폭은 일부 축소한다. 2021년 말 유가 급등을 계기로 시행된 유류세 인하가 총 18번째 연장되는 셈이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가 흐름과 민생 물가를 고려하되 정책 운영 여력과 세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며 “급격한 가격 반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환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현재 10%에서 7%로 축소한다.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역시 각각 15%에서 10%로 낮춘다. 이에 따라 ℓ당 유류세는 휘발유 738원에서 763원으로 오르고 경유 역시 494원에서 523원으로 오른다. 가격이 각각 25원, 29원 상승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유류세 정상화 방향으로 정책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호라는 해석 또한 나온다. 재정 당국 내부에서도 이미 유류세 인하가 장기화되며 세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며 전면 종료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다만 정부는 물가 부담과 여론을 고려해 ‘연장하되 축소’라는 절충 선택을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유류세 환원 발표 후 발생할 수 있는 매점매석을 차단하기 위해 10월 한 달간 석유 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 정유사 등 석유정제업자의 휘발유·경유 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5%, LPG 부탄은 120% 한도로 제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