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델 겸 배우로 알려진 30대 여성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한국인을 넘기는 모집책으로 활동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여·30대)는 지난해 4월 교민 B씨로부터 “일본어 통역을 구한다”는 제안을 받고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프놈펜에서 시아누크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납치됐다. A씨는 현지에 도착한 뒤 휴대전화와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된 채 강제 노역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 강요된 일은 성인방송이었다. 24시간 가동되는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고 시청자에게 후원금을 요구하도록 지시받았고, 매일 목표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폭언과 폭행이 뒤따랐다고 한다. 옆방에서는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도 들렸다는 게 피해자 진술이다.
A씨는 가족의 신고로 한 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후 국내로 돌아온 뒤 교민 B씨가 현지 범죄조직으로부터 500만원을 받고 자신을 넘겼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B씨는 국내 포털사이트 검색이 가능한 단역 배우 겸 모델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이 납치·감금된 뒤 로맨스스캠·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18일 현지에서 구금 중이던 한국인 피의자 64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이 가운데 58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찰은 캄보디아 스캠 단지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대상은 출입국 경위, 범죄조직 구조, 스캠 단지 운영 실태, 인력공급·알선 조직, 현지 납치·감금 피해 현황, 마약 투약 여부 등이다. 경찰은 관련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