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한때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우지(소기름) 라면’을 36년 만에 부활시킨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신제품 ‘삼양라면 1963’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름은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이 탄생한 1963년을 기념한 것으로, 당시 제조 방식이었던 소기름(우지)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삼양식품 국물라면으로는 처음으로 우골(소뼈)을 우려 만든 별첨 액상스프를 적용해 깊고 진한 국물 맛을 구현했다. 제품은 ‘프리미엄 라면’ 라인으로 분류되며, 소비자 가격은 약 1500원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출시는 과거 우지로 만든 라면을 즐겨 먹었던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진 데 따른 결정이다. 삼양라면은 1980년대 후반,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익명의 투서가 검찰에 접수되고 언론 보도로 확산되면서 큰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른바 ‘우지 파동’으로 불린 이 사건 이후 1989년 제품이 단종됐다.
하지만 이후 조사 결과는 달랐다. 당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자체 조사에서 해당 우지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으며, 1995년 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 1997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삼양식품은 최종적으로 혐의를 벗었다. 논란의 근원인 ‘우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도 시간이 지나며 설득력을 잃었다. 우지의 포화지방산 함량은 약 43%로, 현재 라면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팜유(약 50%)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1963년의 오리지널 감성과 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라며 “기억 속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고급화된 맛으로 젊은 세대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