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4000선을 넘어섰다. 한국 자본시장이 역사적 분기점을 통과했다는 평가 속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스피 5000 시대’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7% 상승한 4042.8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2.22% 오른 902.70을 기록하며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6월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한 후 불과 넉 달 만에 4000선까지 진입하면서 증시 회복세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로써 현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시대’ 구상의 첫 관문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는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 기념식’에서 정부·국회·금융당국과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본시장 도약의 의미를 공유했다. 행사에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 등이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기관 관계자들도 자리하며 이정표와 같은 순간을 기념했다.
정은보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자사주 소각 확대, 배당 활성화, 기업가치 정보 공시 등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시장 체질을 바꿨다”며 “이제 5000포인트를 향해 나아갈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반도체·방산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자본시장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24시간 거래 도입, 결제주기 단축, 상장·퇴출 제도 개편,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제도화 등 시장 인프라 혁신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는 “코스피 4000은 한국 경제 체력과 금융시장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 성과가 실물경제와 가계 소득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위원회도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뢰받는 금융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도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단기적 과열이 아닌 합리적 재평가 과정”이라며 “정책 방향성과 기업 실적이 맞물려 시장 회복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말까지 자사주 소각 확대와 배당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공시제도와 스튜어드십 코드 개선 등 중장기 개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코스피 4000 돌파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AI·바이오·친환경 기술 등 신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 활성화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 권익 보호와 시장 공정성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념식은 한국 자본시장이 걸어온 성장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1989년 1000포인트를 처음 돌파한 이후 2000까지 28년, 3000까지는 13년이 걸렸지만, 4000까지는 5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코스피 4000 시대 개막은 단기 성과를 넘어 ‘선진시장 진입’이라는 다음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 4000 돌파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