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서울 삼성역 인근 치킨집에서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택한 비공식 회동 장소는 바로 ‘깐부치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황 CEO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늦은 오후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의 깐부치킨에서 황 CEO와 만날 예정이다.
‘깐부’는 친한 친구나 동료, 혹은 짝꿍을 뜻하는 한국어 은어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수많은 치킨 브랜드 가운데 엔비디아 측이 ‘깐부치킨’을 회동 장소로 선택한 것도 이런 상징적 의미를 고려한 결정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황 CEO는 해외 출장길마다 현지 음식점을 찾아가 지역 문화를 체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엔 한국의 ‘치맥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이 회장, 정 회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친목 자리가 아니라, 한·미 양국의 반도체와 모빌리티 산업을 대표하는 세 총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의미 있는 회동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전달하며 납품 협의를 진행 중이고, 현대차그룹도 지난 1월 엔비디아와 로봇·자율주행·스마트공장 등 AI 기반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치맥 회동’ 다음 날인 31일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과 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전날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한 뒤 서울로 복귀해 회동에 나선다. 이어 31일 오전 다시 경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황 CEO는 만찬 이후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브랜드 ‘지포스(GeForce)’의 한국 진출 25주년을 기념해 코엑스에서 열리는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할 계획이다. 같은 날 경주에서는 APEC CEO 서밋 특별세션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