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싱크탱크가 한국과 중국 간에 21개 항만을 잇는 해양경제권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글로벌거버넌스연구원의 선웨이중 부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글로벌거버넌스연구원 주최의 한중 싱크탱크 대화에서 “이달 1일 한중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풍성하다”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제 내에서의 협력 강화, 중국 황해와 우리나라 서해 사이 21개 항만을 잇는 ‘서해~황해경제권’ 구축, 공동 관세 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한 물류비용 절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선 부원장은 “이 같은 협력을 통해 역내 무역이 유럽연합(EU)을 넘어서 세계 최대 규모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 부원장은 중국 외교부에서 26년간 근무해 정부 기조에 이해도가 높은 외교전략 전문가다.
선 부원장은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전 세계가 500년 만의 변곡점을 맞은 상황에서 기념비적인 회담이었고,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축사를 한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도 “중한 양국은 이미 실질적인 운명공동체”라면서 “최근 발표된 제14차 5개년 계획은 중한 간 실질적 협력에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고, 한국의 일부 기업이 이미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이 대사는 APEC 정상회의의 결과물인 ‘경주선언’과 관련해 “협의 과정에서 중국은 한국에 매우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국가가 자유무역의 기반인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대한 언급이 경주선언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했지만, 중국이 의장국인 한국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다이 대사는 또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덕분에 양국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게 됐다”고 평가한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신임 총리가 최근 중국과 관련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중일 관계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비교하듯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