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국내 최초로 바다 밑에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수심 20m 해저에 서버 10만 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냉각에너지를 40%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울산시는 13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LS일렉트릭 등 10개 기관·기업과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30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2031년부터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중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차가운 바닷물을 활용한 자연 냉각이다.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30~40%를 차지하는 냉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울산시는 지상 대비 40%의 냉각에너지 절감과 함께 탄소배출 감축, 데이터 처리 속도 향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술 개발은 분야별로 나눠 진행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연구사업을 총괄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해저지반 안정화 기술을 담당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LS일렉트릭은 각각 전력 공급 및 제어와 통신기술 개발을 맡는다. 한국냉동공조시험연구원, 삼화에이스, 우원엠앤이는 냉각 기술 개발, 에드벡트는 시공기술 개발, 유니온은 구조체 제작을 맡는다. 울산시는 실증 부지 제공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행정업무 지원에 나선다.
이번 프로젝트는 울산이 AI 시대 데이터 인프라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
협약식과 함께 열린 기술 심포지엄에서는 냉각에너지 효율화 전략,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 변화 방향, 수중 데이터센터 선행사례 분석 및 개념설계 방안 등이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수중 데이터센터가 미래 친환경 IT 인프라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의 해양 인프라와 산업 역량을 결합해 대한민국형 수중 데이터센터의 구축모형으로 발전시키겠다”라며 “울산이 기술 중심을 넘어 산업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인공지능(AI) 수도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