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2 80%가 '사탐런' 전망…내년 대입도 핵심변수

최상위권 몰려 치열한 과탐보다

학습량 적어 상위등급 확보 유리

올 수능 77.3%보다 더 많아질듯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연계 수험생이 학습분량이 적은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며 내년도 수능을 준비하는 입시생들 또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구도하에서는 올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치르는 2027학년도 수능에서 이 같은 사탐런 현상이 보다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16일 종로학원 등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사회탐구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의 7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 수능에서는 관련 비중이 8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사탐런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사회탐구는 과학탐구 대비 학습량이 절반도 안되는 경우가 많아 고3 자연계 학생이 여름방학 즈음에 ‘사탐런’을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며 “언론이나 입시학원에서 정보를 접하는 학부모들보다 각종 커뮤니티나 학교내 동향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사탐런에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탐런 광풍’은 입시에서 보다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입시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물리나 화학 같은 과목은 지방의대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 과목에서는 ‘최상위권’이 비교적 두텁게 형성돼 있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은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 한두 문제만 실수해도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해 수시전형에서 낙방할 수도 있는 구조다. 반면 사회탐구 과목은 응시 인원 수가 많은 데다 학습량도 적어 비교적 단기간의 학습량만으로도 충분히 상위 등급 확보를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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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6학년 대학 입시 결과에 따라 사탐런 열풍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실제 올 수능 가채점 결과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선택 과목 간에 난이도 불균형이 발생해 어떤 과목을 택했느냐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은 “사회탐구 9개 과목 지원자 중 36.0%가 선택한 사회문화는 전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응시비율이 30.8%인 생활과 윤리는 전년 대비 쉽게 출제됐다”며 “응시자 수가 가장 많은 사회탐구 두 과목에서 난이도 불균형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탐구에서도 접수 인원 비중이 35.3%로 가장 많은 지구과학Ⅰ은 전년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반면 34.3%가 선택한 생명과학Ⅰ은 전년 대비 다소 어렵게 출제돼 이들 과목에서도 난이도 불균형이 발생했다”며 “응시생이 가장 많은 이들 4과목에서 표준점수 차이가 발생해 대학별 점수 반영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사탐런은 결국 입시정책의 결과다. 정부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수험생들이 탐구영역의 사회 및 과학 과목 가운데 최대 2개를 선택해 치를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주요 대학들이 자연계열 진학 희망자에게 내걸었던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지난해부터 폐지하면서 자연계 수험생이 사회탐구로 쏠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의대와 이공계 학과가 ‘과학탐구 필수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면서 중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사탐런이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정부는 이 같은 탐구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사탐런 현상에는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본능이 있으며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영역 간 유불리 문제로까지 퍼진 형태”라며 “그러나 출제위원회는 애초에 세운 목표 난이도에 따라 작년 수능 기조와 올해 6월·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해 문제를 출제한다면 그러한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올해 입시 결과에 따라 사탐런 현상이 다소 주춤해 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사회탐구 인기과목에 학생이 몰리면 해당 과목의 1등급 구간이 두터워져 다수의 동점자가 나올 수 있다”며 “결국 입시변별력을 위해 국어, 수학, 영어의 상대적 중요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들 과목에서 입시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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