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버블 공포에도…베이조스 'AI 성장성'에 베팅

은퇴 4년여 만에 공동 CEO 맡아

AI 거품론에도 AI 성장성에 주목

빅테크는 AI 인프라에 채권 발행





자신이 세운 아마존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공룡으로 키운 뒤 2021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제프 베이조스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세계 3위 부호인 베이조스가 AI 거품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AI 성장성에 베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도 15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AI 인프라 투자에 나섰다.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빅테크들이 앞다퉈 회사채를 발행하는 가운데 아마존도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조스가 AI를 연구하는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의 공동 CEO를 맡는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가 경영에 공식 직함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4년여 만이다. 베이조스는 2021년 7월 아마존 CEO에서 물러난 뒤 아마존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자신이 세운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에 깊이 관여하고 있지만 공식 직함은 창업자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구글X(문샷 팩토리)에서 각종 연구를 책임지던 물리학자 겸 화학자 빅 바자지가 회사를 함께 이끈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베이조스가 직접 출연한 금액을 포함해 이미 62억 달러(약 9조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고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 출신 연구원들을 포함해 직원 100여 명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로봇공학이나 신약 발명과 같은 물리적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사업에 주력한다. 오픈AI처럼 주로 텍스트 학습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에 집중하는 기존 생성형 AI 개발사들과 차별화된 점이다.



AI 거품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베이조스가 여전히 AI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디언은 “베이조스와 바자지는 오픈AI와 같은 경쟁사에 수십억 달러가 쏟아지고 AI 모델 개발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치열한 AI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아마존은 대규모 자금 조달 행렬에도 동참했다. 아마존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 달러 채권 발행을 통해 15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이다. 아마존은 6개의 만기 구조로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가장 긴 40년물 금리는 미 국채보다 0.85%포인트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발행 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그룹과 JP모건체이스·모건스탠리가 선정됐다.

아마존은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AI 인프라 투자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분야 세계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과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마존은 이달 초 오픈AI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십만 개를 탑재한 컴퓨팅 인프라를 7년간 공급하는 38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AI 투자를 늘리면서 올해 자본 지출이 1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들은 최근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며 현금을 조달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이달 초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 내놓았고, 메타 역시 지난달 3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JP모건체이스는 AI 투자를 위한 채권 발행이 늘어나면서 내년 미국 고등급 채권 시장이 사상 최대인 1조 81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가치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알파벳 주식에 대규모로 투자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SEC에 제출한 3분기 보유 주식 보고서(13F)를 통해 올 9월 30일 기준 약 43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 규모의 알파벳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1780만 주에 해당된다. 알파벳은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서 열 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