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보존·계승 방안 마련에 나선다.
30일 하동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하동 섬진강 재첩 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첩 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하동·광양 섬진강 하류에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어업 방식이다. 어민들은 손틀 도구인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채취한다.
하지만 섬진강 하류로 흐르는 강물의 양이 줄고 이 자리에 바닷물이 침투하면서 재첩잡이에 문제가 생겼다. 재첩 주 서식지 염도가 상승하며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더불어 집중호우 시 댐에서 대규모 방류를 하면 재첩이 쓸려가거나 서식지인 모래톱 환경이 급변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업이 어려워지면서 일손을 놓은 어민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군은 장기적 비전과 단기 실행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군이 제시한 장기 정책 방향은 △재첩 채취 전통 유산의 보존과 전승 △자원 회복과 생태환경 관리 △문화관광 융복합 △고부가가치 산업화 △유통 구조 혁신 등 5개 축으로 구성된다.
군은 우선 재첩 어업의 기록화, 디지털 아카이빙, 어업인 명인 인증제, 전통어업 전승 학교의 운영 등 여러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생태환경 관리로 재첩 자원을 복원하고 청정 섬진강의 생태계를 적극 보존하기 위해 재첩 서식지 실태조사, 보호수면 확대, 산란기 집중 보호, 우량종자 방류 및 이식 등 자원관리 프로그램도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어업인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자 재첩 자동 선별기 도입, 스마트 유통가공시설 구축 등 미래형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군은 재첩을 단순 먹거리와 생태 자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핵심 관광 콘텐츠로 개발·확장한다. 구체적으로 생태 체험 관광프로그램, 재첩 스토리텔링 콘텐츠, 재첩길 및 재첩 축제 등 차별화된 관광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세대별·취향별 관광 요구에 대응한다.
재첩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능성 가공식품,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 개발도 지원한다. 청년·여성 창업과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등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재첩 원산지 명예감시원 운영, 섬진강 재첩 지킴이 사업 등을 통해 불법 채취와 유사품 유통을 사전 차단하고 프리미엄 산지 직송 유통망 확대 및 온라인 판로 개척도 병행한다.
또 재첩 산업이 하동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국가중요어업유산관 하동 유치에도 박차를 가한다.
군 관계자는 “연말까지 분야별 세부 과제를 확정하고 단계별 추진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전통 보존은 물론 미래 산업화에 기반한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