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美 매파적 금리인하·日 국채 2% 턱밑, 대내외 돌발변수 대비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세 번째이자 9월 이후 3회 연속 금리 인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neutral)금리’ 추정치의 넓은 범위 내에 있다”면서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위치”라고 말하며 향후 지표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매파적 인하’ 기조를 드러내며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기존의 1.5%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 기조 속에 원·달러 환율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금융 당국으로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운용에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등 고민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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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1.97%를 기록하며 2006년 이후 약 19년 5개월 만에 2% 돌파가 임박했다. 아베노믹스 계승을 외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재정지출을 늘리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일본의 국채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일본의 국채시장 불안은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1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095%를 기록하는 등 국내 채권시장도 약세(금리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발행 비용이 높아지고 은행 대출금리도 함께 뛰기 때문에 가계뿐 아니라 기업도 자금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하에도 한은의 통화정책은 운신의 폭이 커지지 않았다.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하락 속에 고물가와 아파트 값 급등, 환율 불안,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성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중첩돼 있다. 이런 때일수록 경제 위기를 막아낼 방파제이자 마지막 보루인 재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재정 건전성 강화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무차별적으로 돈을 푸는 포퓰리즘 재정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국내외 돌발 변수에 대비한 정부와 통화 당국 간 정책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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