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기생충은 아무것도 아니네"…아파트 지하에 3년 숨어산 대만 70대 '들통'

아파트 기계식 주차장 공간에서 3년 간 살아온 대만 남성. 대만 동삼신문 제공=연합뉴스TV아파트 기계식 주차장 공간에서 3년 간 살아온 대만 남성. 대만 동삼신문 제공=연합뉴스TV




대만에서 영화 기생충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주차장 비밀 거주자’가 3년 만에 드러나 현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대만 TV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가오슝 경찰은 전날 아파트 기계식 주차장 지하 공간에서 무단으로 거주해온 71세 남성 궈모 씨를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궈 씨는 약 3년 전 주택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자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의 주차장 지하 공간으로 몰래 들어가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해당 아파트의 전 관리인이었던 탓에 출입 구조와 사각지대를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이용해 비교적 손쉽게 침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궈 씨는 지하 공간에 침대와 책상, 선풍기 등 생활용품을 들여놓고 콘센트를 연결해 전기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거주 공간처럼 꾸며 생활해왔다. 해당 장소는 오랜 기간 주민들의 출입이 거의 없던 곳이라 그동안 외부에 발각되지 않았다.

궈 씨가 3년간 지내온 기계식 주차장 공간. TVBS 제공=연합뉴스TV궈 씨가 3년간 지내온 기계식 주차장 공간. TVBS 제공=연합뉴스TV



그러나 최근 아파트 소유주가 해당 주택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장 확인을 위해 방문한 부동산 중개인이 지하 공간에서 궈 씨를 발견하면서 은밀한 생활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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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이 “왜 이곳에 있느냐”고 묻자 궈 씨는 “주차 공간은 모두가 사용하는 공용 시설”이라며 오히려 자신의 거주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부동산 관계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궈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고, 아파트 관리 측은 지하 공간에 남아 있던 궈 씨의 개인 짐을 모두 철거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은 중국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2월 중국 동부 장쑤성에 살던 리 씨는 7년 전 구입한 집의 지하실에 전 집주인이 몰래 거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중국 매체 넷이즈뉴스에 따르면 리 씨는 2018년 도심에 위치한 중고 주택을 약 200만 위안(약 2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교통이 편리하고 인테리어가 깔끔한 집에 가족 모두가 만족해왔지만, 당시 집 안을 정리하던 중 계단 뒤편에 숨겨진 문을 발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문 뒤에는 환기 시설과 조명, 작은 바까지 갖춘 넓은 지하 공간이 있었고 누군가 실제로 생활한 흔적이 뚜렷했다. 리 씨는 이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리 씨는 전 집주인인 장 씨에게 항의하자 장 씨는 "집은 팔았지만 지하실까지 포함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지하 공간은 개인 휴식 공간이었다고 주장했다. 장 씨가 어떻게 지하실을 드나들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분의 열쇠를 사용했거나 주차장과 연결된 출입문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리 씨는 주택 전체에 대한 대금을 모두 지급한 만큼 지하실 역시 자신의 소유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법원은 리 씨의 손을 들어주며 지하실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장 씨에게 금전적 배상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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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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