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 그룹이 비트코인을 두고 “실질적 가치가 없는 투기적 수집품”이라는 직설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비트코인을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완구 인형 ‘라부부’에 빗대며 장기 투자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존 아메릭스 뱅가드 글로벌 주식 퀀트 부문 책임자는 “비트코인은 생산적인 자산이라기보다는 유행하는 봉제 인형과 유사한 투기 대상에 가깝다”며 “기업 이익, 복리 효과, 현금 흐름과 같은 장기 투자 핵심 요소를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기초 기술이 지속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을 ‘디지털 라부부’ 이상의 자산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라부부는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가 제작한 캐릭터 인형으로, 최근 전 세계적인 유행 속에 일부 한정판 제품이 수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질 가치보다는 희소성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전통 자산운용사의 냉정한 시각과 달리,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도 여전하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2026년에는 금의 위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드는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로 접어들며 대규모 생산성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처럼 혁신과 성장 기대에 반응하는 위험자산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가격 조정 국면에 대해서도 “과거와 같은 구조적 붕괴 신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트코인이 과거 약 4년 주기로 강세와 약세를 반복하며, 약세장에서는 75~90%에 달하는 급락을 겪었지만 “현재는 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오전 6시2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66% 하락한 8만 8537달러(한화 약 1억 3076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 9000달러(한화 약 1억 3144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8일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0.51% 내린 3085달러(한화 약 455만 원)를 기록했고, 바이낸스 코인은 1.23% 하락한 881달러(한화 약 130만 원) 거래됐다. 리플 역시 1.37% 떨어진 1.98달러로 2달러 선이 다시 무너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