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카이치 하는 건 다 따라할래"…日 여성들 난리 난 '사나카츠' 열풍, 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를 따라 하는 이른바 ‘사나카츠(サナ活)’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지지를 넘어 다카이치 총리의 패션과 소지품, 음식 취향까지 모방하는 현상으로 정치인이 아이돌처럼 소비되는 새로운 팬덤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경 노선을 보이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내에서는 예상 밖의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사나카츠’는 다카이치 총리의 애칭인 ‘사나’와 팬 활동을 뜻하는 ‘카츠(활동)’를 합친 말이다.

대표적으로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 21일 취임 직후 처음 관저에 입성할 당시 들고 있던 검은색 토트백이다. 이 가방은 일본의 전통 가죽 브랜드 하마노피혁공업이 약 30년간 판매해온 제품으로, 가격은 13만6400엔(약 129만 원)에 달한다. 고가임에도 주문이 폭주하면서 업체 측은 “이미 약 9개월 치 물량이 예약돼 내년 8월 말에나 출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필기구도 화제가 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한 미쓰비시연필의 ‘제트스트림’ 펜은 문구점에서 ‘사나카츠 볼펜’이라는 이름으로 홍보되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총리 취임 전에는 어두운 색상의 의상을 주로 입던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밝은 푸른색 정장을 자주 착용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 색채 선택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푸른색 옷을 즐겨 입었다”며 “‘일본의 대처’를 표방하는 것”이라고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남색 정장을 계승하는 상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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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지층은 다카이치 총리가 좋아하는 음식까지 따라 먹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시의 한 호텔은 총리가 선호하는 메뉴를 묶은 ‘사나카츠 런치’를 출시했다. 명란젓, 고로케, 돼지고기가 든 만두 등이 포함된 이 메뉴의 가격은 3700엔(약 3만5000원)으로, ‘사(3)나(7)에’의 발음을 따서 책정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 김과 화장품을 좋아한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일 정상 교류 행사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산 화장품을 선물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사나카츠 현상을 정치 팬덤의 변화로 해석한다. 쿠보 나미코 아이치슈토쿠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인도 아이돌처럼 ‘응원하고 싶다’는 구조가 비슷하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 사상에 동조하기보다는 멋있는 여성에 대한 동경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나카츠가 실제 정치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다카이치 총리의 18~39세 지지율은 약 80%로, 전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15%를 크게 웃돌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가방이나 펜을 사는 분들이 많다고 해서 압박감을 느낀다”면서도 “(사나카츠)가 젊은 세대가 정치에 흥미를 갖는 계기가 된다면 매우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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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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