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화이자의 반격…"비만약 임상, 내년 15건 추진"

외부 기술 적용…3상 진입 '자신'

체중 감량보다 안전·지속성 중점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화이자 홈페이지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화이자 홈페이지




뒤늦게 비만치료제 경쟁에 합류한 화이자가 내년에 공격적인 임상에 나선다. 최근 외부 기술을 연이어 도입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만큼 다수의 신약을 동시에 개발해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중심의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 시간) 콘퍼런스콜에서 “멧세라 인수와 야오파마와의 기술도입 체결을 통해 비만약 포트폴리오를 확실히 구축했다”며 “최소 15개 후보물질 임상을 진전시켜 대부분을 내년 임상 3상에 진입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자체 개발 비만치료제 임상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화이자는 최근 외부 기술을 공격적으로 도입했다. 미국 바이오 기업 멧세라를 인수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중국 야오파마로부터 경구용 저분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약물을 기술도입했다. 불라 CEO는 “화이자는 인크레틴·아밀린 계열 주사제부터 차세대 경구형·주사형 후보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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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는 차세대 비만약 시장이 체중 감량 효과 경쟁에서 투약 편의성·지속성·안전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347850)으로부터 먹는 GLP-1 후보물질 6종을 도입한 멧세라의 기술과 중국 야오파마의 저분자 경구용 물질들의 복약 편의성, 제조 공정·유통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불라 CEO도 "화이자 비만 포트폴리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멧세라 물질은 화이자의 과학·제조·상업화 역량과 이상적으로 부합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헀다.

기존 빅파마들도 비만치료제의 편의성과 안전성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라이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는 임상 3상에서 기존 치료제들을 뛰어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지만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 비율이 높아 효과와 안전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반면 노보 노디스크의 후속 주사제인 아밀린 계열 '아미크레틴'은 레타트루타이드 대비 체중 감량 효과는 다소 낮지만 부작용이 적어 치료 중단율이 낮았다. 시장에서는 장기간 효과 유지가 가능해 오히려 경쟁력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앞으로의 비만약 경쟁의 승부처는 '얼마나 더 빼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안전하게 효과를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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