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올해 연간 기준 네 번째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하락은 과거와 달리 뚜렷한 악재 없이 진행된 첫 사례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약 8% 하락하며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1월 1일 9만4771달러로 출발해 10월 초 12만6000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17일 오후 7시 25분 현재 8만66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과거 세 차례 연간 하락은 암호화폐 업계의 대형 추문이나 산업 붕괴 같은 사건과 맞물렸지만, 이번은 그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첫 사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전 하락세는 2014년(-57.5%), 2018년(-73.8%), 2022년(-64.3%) 기록됐는데, 각각 마운트곡스 해킹 파산, ICO(신규 암호화폐 공개) 거품 붕괴, FTX 등 거래소 연쇄 도산이라는 명확한 악재가 있었다.
블룸버그는 올해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극단적 레버리지(차입금) 청산을 지목했다. 지난 10월 10일 19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일시에 청산되면서 시장이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고래'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됐고,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헤지펀드 아폴로크립토의 프라틱 칼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많은 긍정적 촉매가 있었지만 시장이 전혀 힘을 받지 못해 대부분 시장 참여자가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고래들의 매도가 상승 모멘텀을 확실히 꺾었다"며 "스테이킹 기능이 포함된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업계가 원했던 규제 환경 개선이 이뤄졌지만 가격이 따라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은 대부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