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비수기마저 녹인 'AI·바이오·반도체(ABC)' 흥행 열풍…이달에만 65조 몰렸다 [시그널]

■최근 한달 6개 종목 상장 첫날 2배

이달 공모 11곳에 兆단위 증거금

남은 2곳에도 각각 6조씩 뭉칫돈

알지노믹스 첫날 2.2만→9만원

'의무보유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

IPO제도 개선되자 공모주에 관심

'연말 = IPO 저조' 공식 깨고 열기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연말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예비 상장기업으로 ‘조(兆) 단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인공지능(AI)·바이오(BIO)·반도체(Chip) 섹터를 중심으로 알짜 기업이 증시에 데뷔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두 배 상승)’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달성하는 종목이 줄을 이으며 공모주 시장 전반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 11개 종목 가운데 대다수 기업에 조 단위의 청약 증거금이 접수됐다. 특히 에임드바이오(0009K0)·티엠씨(217590)·알지노믹스(476830) 등에는 10조 원을 웃도는 증거금이 쏠렸다. 여기에 삼진식품과 리브스메드도 6조 원이 넘는 증거금을 확보하며 이달에만 총 65조 7000억 원가량의 자금이 공모주 시장에 유입됐다.

사전 흥행 예고는 주가 ‘대박’으로 이어졌다. 알지노믹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2만 2500원) 대비 주가 상승 제한 폭인 300% 오른 9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이달 4일 상장한 에임드바이오도 개장부터 주가가 공모가(1만 1000원) 대비 300% 치솟으며 4만 4000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달 들어 증시 입성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네 배 상승)’을 달성한 기업이 2곳으로 늘어났다.





에임드바이오와 알지노믹스 모두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알짜 종목’으로 꼽힌다. 비상장 기업이던 시기부터 이미 조 단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2017년 설립된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알지노믹스는 항암제와 희귀난치성 질환 약물 개발에 특화돼 있다.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올해 5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1조 9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설립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암 신약 개발 기업으로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 4000억 원 상당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관련기사



바이오에 이어 AI와 반도체 역시 공모주 열풍을 이끌고 있다. 상장 첫날 따블을 뛰어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아크릴(0007C0)은 국내 최초 AI 전환(AX) 인프라 기업으로 상장 전부터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성장 과정에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유망 반도체 기업으로는 씨엠티엑스(388210)가 거론된다. 반도체 장비 부품 업체인 씨엠티엑스는 반도체 8대 공정 중 식각(Etching) 단계에서 사용하는 핵심 소모성 부품 ‘실리콘(Si) 파츠’ 제조에 주력한다. 특히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국내 유일 1차 협력사로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공모주 시장에서 AI·바이오·반도체가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1.07%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임드바이오와 아크릴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8.21%, 1.58% 상승 마감했다.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있는 리브스메드·세미파이브도 각각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 기업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는 기업공개(IPO)가 쉬어가는 패턴이지만 올해 12월은 상장이 몰려 있다”며 “주도 업종으로 볼 수 있는 바이오를 비롯해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미파이브가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AI는 내년에 상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뷰티 업종인 아로마티카, 삼진어묵으로 유명한 삼진식품 등이 증시의 문을 두드리며 투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AI·바이오·반도체 같은 혁신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꾸준히 유망 업체를 발굴한 결과 IPO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된 IPO 제도 개선이 궁극적으로 공모주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모주 배정 물량의 30%(내년부터 40%) 이상에 대해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제도 개선 이후 대부분의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아지며 신규 종목의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영향으로 공모주들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고 짚었다.

한달간 6개 종목 첫날 2배…공모주 산타랠리 [시그널]



박정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