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국내 증시가 하루 오르고 하루 내리는 오락가락 장세를 반복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상반된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서는 방어형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반면 코스닥에서는 정책 기대를 바탕으로 반등을 노린 레버리지(일일 수익률을 배로 추종)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는 최근 1개월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에도 개인 순매수 규모가 2312억 원에 달했다. ‘KODEX 코스닥150’ ETF에도 같은 기간 1200억 원이 넘는 개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연말·연초 구간에서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코스닥은 배당 비중이 작아 코스피에 비해 연말 배당락에 따른 지수 왜곡이 제한적인 데다 헬스케어와 반도체·로봇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과 관련된 글로벌 학회와 기술 행사가 연말·연초에 집중돼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연말·연초 구간에서 코스닥의 상대 수익률은 코스피를 웃도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계절성은 단기 수급에 기반한 만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정책 기대와 이벤트 모멘텀이 선반영된 후 차익 실현 매물이 빠르게 출회되는 패턴이 반복돼왔다는 점에서 무리한 베팅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추가 상승에 베팅하기보다 변동 장세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모습이 뚜렷했다. 최근 1개월간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2681억 원에 달했다.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지수 추종형 ETF보다 콜옵션 매도를 통해 일정 분배 재원을 확보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커버드콜 ETF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달 들어 개인들은 코스닥 주식을 올 7월 이후 최고치인 7864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코스피 주식은 2조 8366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차익 실현과 방어적 포지션 전환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4000대를 자주 내주면서 전체 시장의 상방 베팅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화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