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대장~서울 홍대선의 착공에 따라 8개 역 신설이 예정되면서 신설 역 일대에 역세권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 편의 개선 기대로 벌써 신설 역 주변 아파트 단지들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매매 가격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대장~홍대선이 2031년 개통되면 수도권 서부의 교통망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장~홍대선은 총 12개 역 중 서울 지하철 2·5·9호선 등 기존 수도권 철도 노선과 연결되는 환승역 4개를 제외하고 8개 역이 신설된다.
신설될 역은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과 오정동, 고강동,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성산동 등에 들어선다. 신설 역 위치는 사업 실시 계획 승인(올해 9월)을 통해 결정된 가운데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환승역은 원종역(서해선), 화곡역(5호선), 가양역(9호선), 홍대입구역(2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이다.
대장~홍대선은 3기 신도시인 경기도 부천시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와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을 잇는 총 길이 20㎞의 광역 철도 노선이다.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현재의 노선 계획이 반영돼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민간투자사업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2023년 2월)에 이어 실시 협약 체결(2024년 6월)을 거쳐 이달 15일 착공식이 열렸다. 총 사업비 2조 1287억 원이 투입돼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장~홍대선 개통 후 부천대장 지구에서 홍대입구역까지 이동 시간은 57분에서 27분으로 절반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2·5·9호선 등 환승으로 서울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업무 지구 이동이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부천대장지구는 대장역, 오정역이 신설된다. 부천시 대장동, 오정동, 원종동, 삼정동 일대의 부천대장지구는 2031년까지 약 1만 9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계획돼 있다. 대장~홍대선 개통 기대가 부천대장 지구의 아파트 분양 흥행, 매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장~홍대선 역이 들어설 곳 주변 아파트 단지들은 매매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강서구청역은 강서구 화곡동의 강서구청 청사 근처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단지는 우장산 롯데캐슬이 꼽힌다. 이 단지는 역 신설 예정 부지 근처에서 반경 500m 이내의 유일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 면적 85㎡는 최근 12억 5000만 원(11월 12일)에 거래돼 동일주택형의 올해 1월 20일 거래가격(10억 3000만 원)보다 2억 2000만 원이나 올랐다.
덕은역은 고양시 덕은동의 덕은지구 동쪽 끝에 신설이 계획돼 있다. 덕은지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변과 인접한 가운데 지구내 단지들은 2022~2023년 준공된 신축으로 구성돼있다. 그런데도 철도 노선이 없어 대중교통 이용 여건이 불편하다는 점이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10·15 대책’ 적용에서 빗겨선 데다 대장~홍대선 개통 기대에 매수 수요가 이어지며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역 신설 예정 부지 근처의 DMC자이더리버는 전용 84㎡가 최근 12억 7000만 원(11월 17일)의 신고가로 손바뀜이 이뤄졌다. 올해 2월 5일 동일주택형 매매 가격(11억 3000만 원)보다 1억 4000만 원 상승한 것이다. 덕은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대책 발표 후 11월부터 매매 거래가 늘어났다”며 “매수자들은 DMC자이더리버, DMC디에트르한강 등 대장~홍대선 역과 가까운 단지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상암역은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사거리 근처에 들어설 예정이다. 상암월드컵파크4~6단지가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주목받는다. 경의중앙선 수색역, 기존 6호선·경의중앙선 DMC역은 거리가 멀어 이용하기 어려웠던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상암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가 될 상암월드컵파크4단지는 전용 84㎡가 올해 9월 15억 1800만 원의 신고가로 매매 거래됐다. 올해 2월 23일 매매 가격(12억 50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 가량 뛴 가격이다. 동일주택형의 가장 낮은 호가가 최근 16억 원으로 높아져 다시 신고가 기록이 나올 전망이다.
원종역, 고강역, 신월역, 성산역이 조성될 지역 인근은 상가, 빌라, 200가구 미만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역 주변의 노후 빌라, 소규모 아파트 단지의 정비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승역 주변 아파트 단지들도 철도 노선 이용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장~홍대선은 철도 교통망에서 소외돼 있던 수도권 서부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이라며 “교통 이용 편의가 개선될수록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