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투자의 창] 국제 정세의 혼란이 가져오는 한국의 기회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각종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괴리가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위기와 코로나 펜데믹 위기를 지나면서 전 세계적인 유동성 확장과 인공지능(AI)의 파급 효과 등이 미국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 국제 분쟁 확대, 물가 불안, 경제 주체들의 부채 증가 등 수많은 문제를 덮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는 지속되는데 다수의 지표는 안정을 유지하는 아이러니가 만성적인 구조로 정착한 것인데 전 세계가 일종의 당뇨병에 걸린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환율과 금리 상승 문제는 새로운 걱정거리다. 하지만 조금씩 측면만 다를 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대해서만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실제로도 한국의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 같은 위기 지표는 여전히 매우 안정적이다. 또 2012년을 저점으로 일본 니케이 지수가 5배 상승하는 동안 엔·달러 환율은 2배 상승한 일본의 사례도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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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코로나 이후 이런 위기감에 사로잡혀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사람일수록 자산 가격 상승 대열에서 소외됐다. 문제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국제 정세는 오히려 한국 경제와 증시에 다시 없을 ‘거대한 기회의 창’이 열리는 순간으로 비친다.

가장 큰 기회는 ‘제조업의 엑소더스’에서 비롯된 한국의 반사 이익이다.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국이 자국 제조업 육성에 몰두하는 세상이 됐고 그 결과 대(對) 중국 견제가 강화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차이나 리스크’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압도적인 중국 제조업의 세계 진출이 막히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 제조업의 위상은 구조적으로 격상되고 있다. 반도체, 조선, 방산, 원전, 전력 기기 등 현재 호황을 누리는 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그 범위는 갈수록 확장될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문화와 소비재가 세계화되며 이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내수 시장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중·일 관계 악화와 관광 대국들의 오버투어리즘 문제까지 겹치며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내수 소비 관련 산업들의 수출 산업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호재와 AI의 영향으로 인해 내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크게 웃도는 42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리고 내년 하반기에 접어들어 2027년 기업 실적 전망마저 밝게 유지된다면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는 본격적으로 사그라들 것이다. 지금은 불안하다고 웅크릴 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기다. 주식시장은 항상 불안 요인이 많을 때 크게 상승하고, 누구나 안심할 때가 되면 오히려 수익 기회는 줄어든다. 지금의 코스피가 바로 그런 국면에 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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