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데이터센터가 전력 싹쓸이…알루미늄 제련소 폐쇄 공포에 가격↑

제련과정서 전력 소비량 많지만

AI 관련 빅테크들 전력 고가제시

계약단가 감당 불가 제련소 증가

구리 대체수요 더해져 가격 급등

영국 리오틴토의 호주 토마고 알루미늄 제련소/토마고 알루미늄 홈페이지영국 리오틴토의 호주 토마고 알루미늄 제련소/토마고 알루미늄 홈페이지




알루미늄의 국제 가격이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전력 소비 여파로 급등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전력을 선점하면서, 전력 확보 경쟁에서 밀려난 알루미늄 제련소들의 폐쇄 우려가 커진 탓이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3개월물 가격은 지난 2일 심리적 저항선인 톤당 3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6일에는 장중 톤당 3138달러까지 치솟으며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급 부족 우려로 42%나 급등한 구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지난해 17% 상승)된 알루미늄으로 투자 자금이 쏠리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전력 확보 위기’에 있다.



알루미늄은 원료인 보크사이트에서 지금(地金)을 만드는 제련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알루미늄 지금 1톤을 생산하는 데 약 1만 5000킬로와트시(kWh)가 필요한데, 이는 일반 가정의 연간 전력 소비량 3~4가구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전력 비용 상승은 곧바로 생산 원가 급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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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제련 과정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지만, 최근 AI 관련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싹쓸이하면서 알루미늄 업체들은 생산 중단에 내몰리고 있다. 호주 자원기업 사우스32는 모잠비크에서 운영 중인 제련소 가동을 올 3월 중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전력회사가 공급 단가를 대폭 인상하면서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영국의 리오틴토가 전기료 급등을 이유로 호주 토마고 제련소 폐쇄를 검토하기도 했다. 호주 정부가 생산 계속에 협력 의사를 보이면서 혼란은 수습됐지만, 전력 확보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 같은 사태는 향후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30년에는 2024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2035년에는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미 자금력이 풍부한 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해 메가와트시(MWh)당 115달러의 비교적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반면 알루미늄 제련 업계가 희망하는 장기 계약 단가는 40달러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 알루미늄 생산 기업 알코아의 몰리 비어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전력 확보를 위해 MWh당 100달러 이상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는 알루미늄 가격이 2028년에는 톤당 32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마루베니 관계자는 “미국의 전력 조달 경쟁 상황을 볼 때 향후 알루미늄 제련소는 신설은커녕 현상 유지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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