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중국 시장에서 급격한 판매 부진에 빠졌다. 한때 ‘부의 상징’으로 불리며 중국 고급차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 4년 사이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포르쉐는 16일(현지시간)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4만 1938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5만 6887대)보다 26% 감소한 수치다. 중국 판매는 2021년 9만 5671대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정점이었던 202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실적도 뒷걸음질쳤다. 포르쉐는 지난해 북미를 제외한 독일(-16%), 유럽(-13%) 등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전 세계 판매량은 2024년 31만 718대에서 10% 줄어든 27만 9449대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감소 폭이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크다고 전했다.
전동화 성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전체 판매에서 순수 전기차 비중은 22.2%, 하이브리드차는 12.1%에 그쳤다. 회사 측은 전기차 비중이 목표치 상단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전기차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포르쉐는 중국 고급차 수요 위축과 전기차 경쟁 심화를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점도 타격으로 작용했다. 한때 폭스바겐그룹 내 최고 수익 브랜드로 꼽혔던 포르쉐가 다른 독일 경쟁사들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이유다.
실적 부진은 경영 변화로 이어졌다. 포르쉐는 지난해 실적 전망을 네 차례 하향 조정한 끝에 독일 증시 대표 지수인 닥스(DAX)에서 퇴출됐다. 감독이사회는 폭스바겐과 포르쉐 CEO를 겸직해온 올리버 블루메를 교체하고 올해 1월부터 맥라렌 출신의 미하엘 라이터스에게 경영을 맡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