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씽 Pick

1500만원 멤버십…컬렉터 커뮤니티, 미술시장 판 키울까

경매사 서울옥션 ‘더 챔버’ 론칭

아티스트 토크·아트 투어 등 진행

프린트베이커리 커뮤니티도 순항

2030에 컬렉터 진입통로로 각광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운영중인 멤버십 'PB'S'의 지난 활동 모습 /제공=프린트베이커리프린트베이커리에서 운영중인 멤버십 'PB'S'의 지난 활동 모습 /제공=프린트베이커리




학창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김정현(36) 씨는 직장인이 되며 본격적인 ‘월급쟁이 컬렉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혼자라도 갤러리를 찾고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하며 즐거운 컬렉팅 생활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더 제대로 하고 싶다’는 갈증도 커졌다. 그때 아트 플랫폼 프린트베이커리의 멤버십을 만났다. 지난 2년간 활동하며 전시·교육·아트투어 등 다양한 미술 활동을 경험한 김 씨는 “취향을 공유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며 내 취향과 안목도 뾰족하게 갈고닦은 시간이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혼자 컬렉팅했던 시간도 소중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불필요한 수업료를 낸 적도 있다”며 “수백만 원 회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언젠가 그림을 한 점이라도 살 계획이 있다면 멤버십을 활용하는 게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별화된 컬렉팅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등장한 미술계의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이 젊은 컬렉터들의 입소문을 타며 순항하고 있다. 아트투어와 소장품 전시 등 컬렉터 중심의 프로그램이 호평받는 가운데 고가의 회비를 낼 정도로 예술에 진지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도 커뮤니티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연회비가 1500만 원에 달하는 고가 멤버십까지 출시되는 상황에서 각양각색의 모임이 컬렉터 저변 확대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모은다.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운영중인 유료 멤버십 'PB'S'의 지난 활동 모습 /제공=프린트베이커리프린트베이커리에서 운영중인 유료 멤버십 'PB'S'의 지난 활동 모습 /제공=프린트베이커리



21일 미술계에 따르면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063170)은 연회비 1500만 원의 멤버십 서비스 ‘더 챔버’를 최근 론칭했다. 연간 100명 한정의 ‘하이엔드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더 챔버’는 미술품 경매에 국한하지 않고 컬렉터의 경험 전반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아티스트 토크 및 작가 아뜰리에 방문, 국내외 아트투어 진행 등 멤버십 전용 프로그램을 월 1회꼴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곳과 유사하지만 국내 첫손에 꼽히는 경매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게 특징이다. 서울옥션 오프라인 경매에서 작품을 구매할 경우 18%에 달하는 수수료를 10%로 할인해주기로 한 것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멤버십 회원이 1억 7000만 원 이상의 작품을 구매한다면 수수료 절감액이 연회비랑 유사해진다”며 “작품 구매 후 운송·설치·보수·포트폴리오 관리까지 지원하는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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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프린트베이커리의 ‘PB’S’는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커뮤니티형’ 멤버십으로 꼽힌다. 재가입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연회비는 2024년 150만 원으로 시작해 2기 300만 원, 3기 600만 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는데 ‘회비가 비싸져도 좋으니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 프린트베이커리 측은 “대중적 아트 플랫폼을 표방하는 회사의 특성상 예비 또는 초보 컬렉터들이 다양한 미술 경험을 통해 예술품 소장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실제 멤버십에서의 경험이 첫 컬렉팅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간의 자발적인 교류가 꾸준한 것도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커뮤니티 문화에 익숙한 30대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화랑협회도 컬렉터 육성을 목표로 ‘키아프 멤버십’을 2023년부터 정식 운영하고 있다. 연회비 100만 원으로 운영되는 멤버십은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상반기 ‘화랑미술제’ 등 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VIP 참여 자격이 주어지는 혜택이 있다.

갤러리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탄생한 모임도 눈길을 끈다. 서울 성수동에서 갤러리 성수나무를 운영하고 있는 박민경 대표는 강의 등을 통해 만난 젊은 컬렉터를 중심으로 20여 명이 참여하는 ‘컬렉터 스쿨’을 운영 중이다. 2021년부터 시작된 모임은 매년 3학기씩 열리며 꾸준히 참가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교육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다양한 미술 행사를 함께 하고 안목을 공유하는 ‘취향 공동체’로서 기능하는 중”이라며 “컬렉팅을 하고 싶었지만 시작을 못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하나의 진입 경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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