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단속이 강화될수록 밀수 기술도 더욱 교묘해집니다. 그러려면 마약 탐지 기술도 함께 진화해야죠. 인공지능(AI)이 열쇠입니다."
오정훈(52) 펜타게이트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영상 분석과 주파수 기술을 결합해 마약을 90% 이상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AI 기반의 초광대역(UWB) 레이더 신호 처리 기술로 기존 마약 탐지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저전력으로 소형 휴대용 탐지 방식도 가능해 신체 접촉 없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인식 정확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공항·항만·세관에서 마약 탐지를 위해 쓰이는 X-레이 기기와 밀리미터파 스캐너 등의 경우 마약을 향이 많이 나는 커피가루나 단무지, 상비약에 섞거나 알루미늄 박스 등 밀폐용기에 담게 되면 탐지에 한계가 있고, 신종 합성 마약을 찾아내는 데도 효과적이지 않다. 더욱이 고가·고전력·정지형으로 금속 차폐와 온도·습도 변화에 취약하고 물질 스펙트럼도 중첩돼 오검출률이 높다. 2023년 초 인천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한 마약 밀매범들이 24kg에 달하는 필로폰을 4kg씩 나눠 신체에 숨겨 밀반입한 것이 단적인 예다.
16개의 AI 분석 관련 특허가 있는 이 회사의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각도에서도 전파를 쏠 수 있는데다, 실시간으로 탐지 신호의 세기·빈도를 조절하고 조명·사람 움직임·온도 변화도 감지해 소리 패턴·전파 방향·시간 흐름을 종합 분석할 수 있다. 공항·항만·세관 검사뿐 아니라 우편·물류 식별, 순찰·이동을 통한 마약 탐지와 예방 활동이 가능한 것이다.
마약 탐지 관련 특허를 등록하고 하드웨어를 설계 중인 펜타게이트는 생성형 AI 분석 결과 이같은 성과를 확인한 뒤 상반기 중 시제품을 제작해 이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저전력으로 360도 탐지가 가능한 휴대형 스캐너로 어떤 마약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며 “미국·영국 등 경쟁사들의 마약 탐지 기술에 비해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국내 마약 단속 기관이 컨트롤타워 없이 관세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경찰청 등으로 나뉘어 있어 기업의 마약 데이터 학습이 쉽지 않다”며 “데이터 확보만 순조롭게 이뤄지면 연내 휴대형 탐지 장비의 현장 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은 기술력은 오 대표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거치면서 축적한 경험이 토대가 됐다. 충북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재학 시절 충북지역 벤처동아리 연합회장을 한 그는 온라인 동영상 광고 서버 개발 스타트업의 연구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회사가 지리정보시스템(GIS) 기업과 합병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으나 합병 기업의 부실자산이 뒤늦게 밝혀지며 상장 폐지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이후 회사 동료들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관제시스템 업체를 차려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다시 실패를 경험한 뒤 2018년 펜타게이트를 창업했다.
펜타게이트는 조달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AI 폐쇄회로(CC)TV와 스마트 교통관제 기술을 중앙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에 납품하며 지난해 17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국내외에서 3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의 지방정부와 경찰청 등에 지능형 교통관제(ITS) 및 영상분석 솔루션의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CCTV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효과를 누리면서 구독 경제를 통해 손쉽게 기술을 전파하겠다는 게 오 대표의 복안이다. 아울러 자동차·오토바이처럼 정형 데이터의 경우 소량의 데이터 학습만으로도 역광·번호판 오염 등에 상관없이 95% 이상 식별 정확도를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반도체·제철 등 제조 현장의 불량품 진단에 뛰어들었고, 연말께 대형 공연장·행사장·보안시설 내 총·칼 등 불법 은닉물 탐지에도 나설 방침이다. 오 대표는 “이제는 AI 영상·주파수·IoT를 결합해 인지 수준을 대폭 발전시키고 있다”며 “내년 이후 가정에서 휴대용 장비로 몸을 스캔해 이상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동남아와 체결했던 여러 수출 계약이 모두 파기돼 참 힘들었다"며 "하지만 올해와 내년 수출 실적을 각각 100억 원, 200억 원 이상으로 잡을 정도로 K-AI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