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예상보다 낮은 1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인텔은 22일(현지 시간) 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감소한 137억 달러(약 20조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 134억 달러를 소폭 넘겼다. 조정 주당 순이익(EPS)도 15센트로 시장 전망치(8센트)를 웃돌았다.
사업 부문별로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부문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 상승한 47억 달러였지만, 클라이언트컴퓨팅 부문 매출은 82억 달러로 7%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은 지난해보다 1% 상승한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인텔은 1분기 매출액을 117억∼127억 달러로 추정했다. 중간값이 122억 달러에 그쳐 월가 시장전망치인 125억 1000만 달러보다 낮았다.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에는 가용 공급량이 최저 수준에 머물다가 2분기 이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전날 실적발표 기대감으로 11% 급등했던 인텔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0.13% 상승했다. 하지만 실적 공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11%까지 추락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에 보통주 50억 달러 상당을 매각하는 거래가 완료돼 재무 건전성과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했다고도 강조했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인텔의 강점인) 중앙처리장치(CPU)가 수행하는 핵심 역할에 대한 확신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올해를 탄탄하게 마무리했으며 새로운 인텔을 구축하기 위한 여정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AI 붐으로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인텔이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은 지난해 10월 2나노급 18A 공정을 적용한 '팬서 레이크' 양산을 선언했지만 낮은 수율 때문에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생산 수율, 즉 공장에서 생산되는 사용 가능한 칩 비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문량을 충족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수년간 기술적 우위를 되찾고 시장 점유율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번 사태는 또 다른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5개월간 두 배 이상 급등한 인텔의 주가가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이날 지적했다. 인텔의 기업 가치를 예상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로 나눈 'EBITDA 배수'는 20배 수준으로 현재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대만 TSMC의 12.5배보다 훨씬 고평가됐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