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물멍 때리며 ‘공명’ 원리 이해…과학관이 달라졌다

국립중앙과학관 ‘피직스랩’ 가보니

주파수 직접 맞추며 물결파 작품 감상

어두운 인테리어로 휴식·공부 동시에

원심력도 360도 자전거로 온몸 체험

“어려워도 변인 조작하며 이해 유도”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에서 방문객과 관계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윤수 기자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에서 방문객과 관계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윤수 기자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 전시물 ‘패러데이 웨이브’. 김윤수 기자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 전시물 ‘패러데이 웨이브’. 김윤수 기자


천장에 달린 지름 3m짜리 원형 스크린에서 알록달록한 꽃 무늬의 물결파가 요동쳤다. 방문객들이 소파에 앉아 스크린을 올려다보는 모습은 마치 물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멍때리는 유행인 이른바 ‘물멍’을 연상시켰다. 다만 물멍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스크린 속 물결파는 실제 작은 접시에 담긴 물이 음파에 흔들리는 모습을 카메라로 확대한 것으로 이를 통해 생소한 개념인 파동을 쉽게 시각화하는 게 주목적이다.

음파 주파수를 조절하는 작은 다이얼이 있어서 돌려봤더니 물결파 무늬가 시시각각 변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공명’ 현상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수면에 음파를 쏘면 돌을 던진 것처럼 동그란 물결파가 생긴다. 물결파는 음파의 충격이 닿은 수면 여기저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서로 겹쳐져 꽃과 비슷한 무늬를 연출한다. 음파의 주파수, 즉 떨리는 정도를 바꾸면 물결파의 떨림이 바뀌고 무늬도 따라 바뀐다. 그러다가 음파와 물결파의 주파수가 일치하는 순간 두 떨림이 서로 맞물려 크게 요동치는 공명이 발생한다.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새로운 전시관 ‘피직스랩’ 개관을 하루 앞두고 준비 현장을 미리 가봤다. 성인 방문객도 겨냥한 듯 어두운 인테리어와 조명으로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된 750㎡ 공간에서 전시물 33종은 저마다 공명 같은 생소한 물리 개념 하나씩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전시관과 달리 단순 시연을 넘어 방문객이 연구자처럼 직접 주파수 같은 변인을 조작하며 달라지는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과학 개념을 깨우치도록 설계했다”는 게 권석민 중앙과학관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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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 전시물 ‘멈춰진 파동'. 사진 제공=국립중앙과학관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 전시물 ‘멈춰진 파동'. 사진 제공=국립중앙과학관


‘멈춰진 파동’ 코너에서는 아이들이 줄넘기처럼 위아래로 진동하는 줄과 깜빡이는 조명을 조작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줄이 공중에 멈춘 것처럼 보였다. 줄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박자와 조명이 깜빡이는 박자가 일치할 때 나타나는 ‘스트로보 효과’다. 가령 줄이 위로 올라갈 때만 조명이 켜지고 아래로 내려갈 때는 조명이 꺼져서 결과적으로 우리 눈에는 줄이 위로 올라가있는 모습만 늘 보이게 되는 원리다. 옆 코너에서는 실로폰으로 익숙하게 연주되는 동요가 흘러나왔다. 실로폰은 빛, 즉 광통신으로 작동됐는데 누구라도 빛 줄기 하나만 막으면 곧바로 광통신과 함께 음악도 뚝 끊겼다.

온몸으로 과학 원리를 체감하는 액티비티 코너들도 준비 막바지였다. 공기의 힘으로 공중에 부양하는 ‘호버 크래프트’를 타고 작용 반작용 법칙을, 롤러코스터처럼 레일을 따라 360도 수직으로 회전하는 ‘원심력 자전거’를 타고 원심력을, 사방에서 튀어오르는 ‘베르누이 볼’ 공놀이를 통해 바람의 속도와 압력이 반비례한다는 베르누이 법칙을 체감하게 해놨다. 전시물마다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화면에서는 인기 과학 유튜버 ‘과학쿠키’가 체험 방법과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있었다.

피직스랩은 중앙과학관이 기초과학을 경험 중심 콘텐츠로 개편하는 새 브랜드 ‘사이언스 챕터’의 첫 시리즈다. 중앙과학관은 이를 통해 기존 ‘쉽고 재밌는 과학’이 아닌 ‘어렵지만 재밌는 과학’ 체험으로 국민의 과학기술 문해력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권 관장은 “변수를 스스로 조절해가며 체험하는 방식은 머리를 써야 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맵지만 또 먹고 싶은 ‘불닭볶음면’처럼 어렵지만 재밌는 과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 전시물 ‘마그넷 브레이크’. 김윤수 기자22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의 신규 전시관 ‘피직스랩’ 전시물 ‘마그넷 브레이크’. 김윤수 기자


대전=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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