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내수부진의 늪…中, 5% 성장 고집 꺾나

올해 성장률 4.5~5% 제시 전망

3월 초 전인대서 최종 공표 예정

팬데믹 이후 5% 성장률 지켜왔지만

美와 에너지 혈투, 日과 긴장 고조

부동산 침체·소비 둔화 가속 등 여파

"안정적 관리 기조 전환 불가피" 분석

19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직원이 음식을 담고 있다. EPA연합뉴스19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직원이 음식을 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대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해온 중국 정부가 4%대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은 성장 중심 기조에서 안정적 관리로의 선회를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달성한 5% 성장에서 완만한 둔화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SCMP는 “경제 재균형과 안정에 대한 정책 기조 전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3월 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NPC) 연례 회의에서 공표된다.

새 목표 하한선인 4.5%는 중국의 장기 경제계획에는 부합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차기 5개년계획(2026~2030년)에 따르면 당국은 203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를 목표로 연평균 4.17%의 최소 성장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소 성장률보다는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4.5%를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제15차 5개년계획(2026∼2030년)이 시작되는 첫해로 앞으로 5년간 중국 경제방향에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중국은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6~9%대의 고속 성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2.2%의 성장률을 기록한 후 ‘위드 코로나’ 원년인 2023년부터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해왔다. 2023년에는 5.2%, 2024년과 2025년 모두 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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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목표 달성에도 중국 정부가 4%대 경제성장률 목표를 검토하는 것은 갈수록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대외 무역 환경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의 내수 부진 및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올해 성장률은 4%대 중반까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로이터가 73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4.5%로 둔화되고 2027년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원인은 내수 경기 부진이다. 지난해 1분기 5.4%였던 경제성장률은 4분기 4.5%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에 소비 진작과 투자 강도 등을 높이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를 밑도는 성적이다. 내수 경기의 가늠자인 소매판매 증가율도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소매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전년 대비 17.2% 감소해 4년 연속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10월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최악의 관세전쟁은 피했지만 두 나라는 반도체와 에너지 자원을 놓고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지속하고 있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된 것도 올해 중국 대외 경제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소식통은 “경제성장률 목표 하향은 미국의 관세정책 향방과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 등 불확실성이 가득한 올해에 대응할 정책적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서는 ‘디플레이션은 경제성장의 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2% 이내로 설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0%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목표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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