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3주택자 100일 내 안팔면…서울 30평대 양도세 5억→10억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부동산 세제개편 초읽기

5월10일부터 3주택 30%P 가산

장특공제 거주 요건도 강화 시사

내집 전세 준 1주택자도 사정권

"세제 급변 땐 전월세 충격"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세금은 최후 수단”이라고 밝혔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틀 만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선언했다. 6월 지방선거가 열릴 때까지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 전략을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전망을 뒤집은 발언이다. 정치적 파급력이 강한 부동산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만큼은 더 이상 세금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줘 매물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집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세금 문제와 관련해 “연구용역이 끝나야 구체적인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고수해온 재정경제부 세제실도 23일 “조정 대상 지역의 주택 매도 시 5월 9일까지는 잔금 지급을 완료해야 다주택자 중과 유예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중과세 제도는 조정 대상 지역 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일정 비율의 가산 세율을 추가로 얹어 과세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됐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다. 여기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과천, 하남, 성남 분당구 등 경기도 12곳이 조정 대상 지역과 투기 과열 지구로 지정되면서 이들 지역 다주택자는 5월 10일 이후 양도분부터 양도세 중과 규정을 적용받아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진행한 양도세 중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30평대 아파트를 2022년 10월 20억 원에 매수한 뒤 3년 뒤인 지난해 10월 35억 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할 경우 양도세는 5억 680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는 5월 10일부터는 2주택자가 내는 양도세가 9억 1200만 원, 3주택자는 10억 6400만 원으로 급등한다.

관련기사



문제는 유예기간 종료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약 100일 안에 잔금까지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통상 계약에서 잔금까지 석 달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말에 집을 내놓고 다음 주 내에 가계약금까지는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대출 절차가 까다롭고 세입자가 입주해 있는 매물은 퇴거와 매도를 진행하기까지 기간이 필요해 사실상 이미 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세금을 처벌 수단으로 삼는 것은 조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미 다주택자가 된 사람들을 사후적으로 징벌하는 방식은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1주택자는 거주 기간과 보유 기간을 각각 별도로 계산해 양도세 보유 공제를 받는다. 거주 기간 1년당 4%씩 최대 40%의 공제 혜택이 주어지고 보유 기간에도 같은 혜택이 보장된다. 주택 1채를 구입해서 10년 동안 실거주했다면 최대 80%의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1주택도 1주택 나름, 만약 부득이 세제를 손보게 된다면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나”라고 밝히면서 제도 수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가령 현재 3년 이상 보유 및 2년 이상 실거주해야 받을 수 있는 공제 조건을 거주 5년 이상으로 늘리거나 보유와 거주에 각각 1년당 4%씩 주는 공제 혜택을 거주에는 6%, 보유에는 2%를 주는 식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아예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자체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서울에서 10억 원에 산 아파트를 10년 동안 실거주한 뒤 40억 원에 판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는 1억 5520만 원의 양도세만 내면 되지만 장특공제율이 현재 최대 80%에서 50%로 낮아진다고 가정할 경우 3억 4740만 원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서울 마포구 A공인 관계자는 “장특공제 최소 요건만 맞추고 장기 월세를 내주는 아파트가 적지 않은데 세금 체계가 갑자기 달라지면 전월세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우 기자·유현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