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국제테마파크 착공 지연으로 120억 원의 배상금 책임을 지게 될 상황에 놓인 신세계프라퍼티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기한의 중요성을 고려해 책임 조항을 둔 만큼 합의 없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재판장 김창모)는 이달 16일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 등이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은 경기도 화성 송산그린시티 특별계획구역에 테마파크, 워터파크, 숙박 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발주자로서 2018년 11월 사업자 공모를 진행했고 신세계프라퍼티와 2020년 4월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2024년 3월까지 테마파크 1단계 착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데서 발생했다. 협약에는 착공 지연 시 개발 지연 배상금을 부과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공사가 사업자 선정 이전에 개발이 장기간 지연된 전례를 고려해 마련된 장치였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착공 기한을 한 달 앞둔 2024년 2월 연장을 요청했으나 공사는 이를 거절했고 이후 배상금 발생 예정 사실을 통보했다. 120억 원의 배상금을 부담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2월 공사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사업 협약상 협의를 통해 최대 3년까지 착공 기한 연장이 가능하고 합리적 사유가 있다면 합의가 없더라도 공사가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글로벌 테마파크 IP 계약이 무산된 점 등을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신세계프라퍼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사 동의 없이 착공 기한을 일방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 해석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 동의 없는 일방적 연장이 가능했다면 그 취지가 협약에 명확히 규정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착공 기한의 중요성과 이를 위반할 경우 배상금을 부과하도록 한 협약 구조상 해당 조항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글로벌 테마파크 IP 계약 무산 역시 착공 지연의 불가피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특정 IP사와의 계약이 결렬되더라도 다른 IP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여지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상금이 과다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주 용도 시설 사업비만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배상금 120억 원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