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리는 지난 6일 VOA와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것은 북한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합의는 이란인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북한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미국이 1년에 몇 차례씩 이란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면 이란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무기 보유의 이유를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돌렸다.
그는 하지만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을 폐기하지는 않았고, (이 차원에서) 성명에 명시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한다”며 “미국이 한반도에 핵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북한 역시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B-52 폭격기와 전술 핵무기를 실은 항공모함이 한반도를 드나드는 상황에서 북한만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을 거론하며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제도를 압살하겠다는 정책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상황에서 북한만 9·19 공동성명에 얽매일 수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외교 관리가 이란과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9·19 공동성명을 폐기하지는 않았다는 태도를 보여 앞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북핵 관련 대화가 진전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