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정책을 비판한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비자를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 시간) 일간 라나시온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리아스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미국 비자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트럼프 정부는 불행히도 독재 정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차피 미국 여행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취소 이유는 알지 못하며 코스타리카 정부가 개입한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아리아스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배타적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비자가 취소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4일 아리아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규모가 작은 국가가 미국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미국 대통령이 로마 황제처럼 상대방에게 명령조로 지시한다”며 “제가 국정을 운영할 당시 코스타리카는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었다”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바나나 공화국은 주로 1차 산업에 의존하며 국제 자본 영향을 받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중남미 국가를 낮잡아 표현하는 말이다.
아리아스는 현 코스타리카 정부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코스타리카 방문 이후 미국에서 추방된 제3국 이민자를 수용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을 두고 ‘복종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무기화 정책도 강하게 비판했다.
아리아스는 1987년 중미 평화 협정을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내전으로 혼란했던 중미 상황에서 ‘군사적 지원’을 강조하던 미국의 움직임에 반대하며 평화적인 해결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후 2019년 성 추문 의혹으로 피소됐으나 사건 관계인의 고소 취하와 검찰의 공소 취소 결정으로 혐의를 벗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