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공식 SNS한 인디밴드가 장애인인권영화제가 진행중이던 행사장에 사전 신고 없이 난입한 뒤 공연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종로구 등에 따르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린 지난 24일 오후 7시 30분께 A밴드가 마로니에공원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본무대 근처에 악기를 설치하더니 8시께부터 악기 연주를 시작했다. 주최 측은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행사 진행을 위해 구청으로부터 공원 대관 허가를 받아둔 상태였지만 밴드 측은 버스킹 사전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주최 측이 항의하자 A밴드의 한 멤버는 ‘본 연주는 집회·시위로 합법적’이라고 적힌 팻말을 세웠고, "지하철이 안 오는 것 같지 않냐"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시위가 연상되는 발언을 뱉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A밴드는 “뭐만 하면 여성 혐오다 장애인 혐오다. 제가 욕을 했냐 뭘 했냐”, “"퀴어 퍼레이드랍시고 광화문에서 팬티만 입고 다니는 건 무슨 경우인가"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주최 측과 A밴드의 대치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청 관계자가 밤 11시쯤 도착한 후에야 마무리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밴드 측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는 입장을 내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A밴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항의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누리꾼들은 “팬들 중에도 장애인이나 장애인의 가족이 있을 수 있다”, “예술을 감상하는 사람은 장애 여부,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계급 등과 무관하게 예술 앞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인디밴드 업계 관계자는 "자유로운 소통을 바탕으로 한 버스킹 문화를 '자유'라는 이름 아래 방종으로 왜곡해 인디밴드 전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A밴드 관계자는 "영화제 측에 종료 시간을 묻고 행사가 겹치지 않게 공연하려 했을 뿐 방해 목적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