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도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기업대출 금리를 높이고 예대금리 차를 더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신규 대출 기준 산업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평균 연 3.89%로 전월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예대금리 차는 0.98%포인트에서 1.31%포인트로 0.33%포인트 급등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요 은행의 상황과 상반된다. 4월 평균 4.29%였던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5월 4.2%로 낮아졌다. 신한의 예대금리 차이 역시 1.57%포인트에서 1.53%포인트로 좁혀졌다. 전통적으로 기업 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금리가 4.27%에서 4.10%로 내려왔고 예대금리 차는 1.5%포인트에서 1.38%포인트로 하향 조정됐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금리는 0.08%포인트 떨어졌지만 전체적인 예대금리는 소폭(0.03%포인트) 증가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은 대표적인 국책은행으로 기업대출 취급이 많다”며 “기업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예대금리 차이가 확대됐다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한은은 올 2월과 4월, 5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금리가 역주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은행인 KB국민은행은 5월 기업대출 금리가 4.2%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고 예대금리 차도 0.17%포인트 확대됐다. 또다른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0.05%포인트 낮아졌지만 예대금리 차가 0.06%포인트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만큼 은행들도 대출금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 차가 상대적으로 큰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금융 당국 관계자에게 한 바 있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지난달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예대금리 차와 대출금리를 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