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령화·지역소멸 위기, 전문대 역할 중요해질 것"

■김영도 전문대교협 회장

청년·중장년 아우르는 교육으로

산업현장 지키는 숙련 인재 양성

지자체 협업 통해 인력유출 막아

직업교육법 등 제도적 지원 시급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이 3일 서울 중구 전문대교협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권욱 기자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이 3일 서울 중구 전문대교협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권욱 기자




"반도체 등 핵심 산업 분야의 현장을 지키는 고숙련 기술 인력도, 인생 2막을 맞아 새로운 일터에 뛰어드는 재취업 인력도 모두 전문대학에서 나옵니다. 앞으로 고령화 문제와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거점으로서 전문대학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이달 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전문대교협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고등교육 체계에서 전문대학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새 정부를 향해 전문대학에 대한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임기를 시작해 취임 1주년을 앞둔 김 회장은 현재 전문대학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급격한 학생 감소와 미비한 법적 기반을 꼽았다.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운데 전문대학은 일반대학보다도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전국 전문대는 129개교로 5년 만에 7개교가 일반대로 통폐합되거나 폐교되며 사라졌다. 같은 기간 폐교된 일반대학은 1곳 뿐이다. 김 회장은 "내년에도 통폐합을 앞둔 전문대학이 여러 곳"이라며 "이는 제조업을 포함한 기계 관련 산업계에서 치명적이다. 디지털 전환시대를 맞아 고도화된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기술을 갖고 현장을 굴러가게 하는 것이 바로 전문대 출신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에 김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전문대교협 회장으로서 입학생 충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김 회장은 "고졸 수험생 등 정원 내 선발인원 외에도 중장년층 퇴직자·성인 등 평생학습을 하려는 정원 외 선발인원을 늘리기 위해 교육부와 소통해왔다"면서 "기존에 있던 정원 외 인원 제한을 풀고 모집 시기도 3월에서 3월·9월로 늘렸다. 정주형 외국인 유학생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직업교육법'의 제정이 이뤄져야 전문대학이 전 생애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대교협의 입장이다. 김 회장은 "새 정부의 교육부 장관에게 가장 먼저 제안하고 싶은 것 역시 직업교육법 제정"이라면서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중 전문대학만을 대상으로 하는 법안이 없고 고등교육법·평생교육법에 내용이 흩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세 시대를 맞아 앞으로는 전문대학이 청년부터 노인까지 가장 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교육기관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유럽, 일본처럼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일반대학을 대상으로 한 수도권 쏠림 현상 대책이 화두에 오른 것과 관련해 김 회장은 “지자체와 밀착해 지역소멸을 막기 더욱 유리한 것은 전문대학”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김 회장은 “각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당장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그 대안으로 "해외 유학생들이 전문대학에서 기술 교육을 받은 뒤 정착해 근무하는 조건 하에 장기 취업비자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특히 간병·요양보호사 인력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2년 동안 관련 교육 과정을 이수하기 적합한 곳도 전문대학”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사업에 더 많은 전문대학들이 지원받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김 회장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전문대학이 연합해 지역사회 위기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