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의 개수가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빅파마들이 신약 개발보다 기존 약의 적응증 확장에 주력하고 있고 FDA의 인력 감축과 심사 기조 변화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는 올 상반기 총 16개의 신약을 승인했다. 지난해 상반기 21개의 신약이 승인됐던 것에 비해 약 24%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상반기 평균인 약 23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통상적으로 하반기가 상반기에 비해 승인 건수가 많으나,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 기일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예년에 비해 승인 건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신약 승인 건수가 적은 이유는 최근 빅파마들의 신약 개발 경향 변화와 높아진 FDA의 심사 장벽 때문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파마들이 지난 5년간 적응증 확장과 라벨 추가 등에 집중하고 있어 순수한 신약 출시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혁신 신약의 개발이 쉽지 않아졌고 FDA의 신약 심사 역시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FDA의 대규모 구조조정 역시 신약 승인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4월 3500명의 FDA직원을 감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FDA 인력 감축으로 인한 승인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FDA가 상반기 승인 예정일을 지키지 못해 뒤로 밀린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스텔스 바이오테라퓨틱스의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엘라미프레타이드'는 4월로 예정돼 있던 심사 완료 기간을 넘긴 후 지난달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승인 신청한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GSK 호산구성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누칼라'의 적응증 확대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누백소비드' 등은 예정일을 넘긴 뒤 승인을 받았다. 노바백스의 경우 예정된 기일로부터 6주 이후 접종 대상을 제한하는 제한적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