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가 일하는 방식을 직접 설계하고 전 직원이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에 참여하는 등 제약업계가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탈바꿈하고 있다. ‘보수적이고 경직됐다’는 이미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영리더 포럼’을 운영했다. 그룹 내 13개 계열사에서 선임·책임급 직원 총 31명이 참여해 조직문화 개선을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영리더들은 △바람직한 행동 기준 △세대 간 소통 가이드라인 △일하는 방식 등을 주제로 토론하며 항목별 세부 가이드를 도출했다. 논의 결과는 그룹 차원의 조직문화 혁신 전략에 반영됐으며 단순한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보고 양식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는 실제 논의와 실무자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올 1월 전 그룹사 통합 PPT 양식으로 배포되기도 했다.
광동제약(009290)도 2009년부터 대리급 이하 실무진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를 도입해 젊은 시각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해당 기구를 통해 제안된 PC-OFF 제도, 리프레시 휴가 등은 실제 정책으로 반영돼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두 회사 모두 기존의 위계 중심 문화를 탈피해 젊은 실무자들이 직접 일하는 방식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독(002390)은 디지털 기반의 소통과 역량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전사에 생성형 AI 프로그램인 ‘코파일럿’을 도입해 모든 직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부서별 ‘AI 챔피언’을 지정해 실질적인 업무 적용과 학습을 독려하고 있으며 AI를 실무에 적용해보는 ‘핸즈온’ 세션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또 온라인 통합 교육 플랫폼 ‘하이-아카데미’, 모바일 영업 교육 시스템 ‘한독 터치 플레이’를 통해 비대면·대면 교육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교육 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도 임직원과 주기적으로 공유한다. 매년 초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 ‘하이파이브’, 분기별 실적과 계획을 함께 점검하는 ‘한독한마당’ 등 조직 전체의 방향성과 고민을 투명하게 나누는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조직문화 변화 및 복지 제도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근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