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준이 ‘72전 73기’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롯데 오픈에서는 또 한 명 주목해야 할 선수가 있다.
공동 5위에 오른 ‘신인 서교림’이다. 서교림은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 최종일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이동은, 방신실, 유현조와 함께 공동 5위(11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흥미로운 건 4명이 모두 내로라하는 장타자들이라는 점이다. 현재 드라이브 거리 부문에서 이동은이 1위(260.83야드), 방신실 2위(257.95야드), 서교림 6위(249.77야드), 유현조 13위(246.40야드) 순이다.
네 선수가 모두 장타자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이번 공동 5위 성적표를 받아든 서교림의 심정은 다른 세 선수와 완전히 다를 것이다. 다른 세 선수는 우승까지 차지한 경험이 있지만 서교림은 톱10 성적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서교림은 국가대표 시절이던 2023년 김민솔, 이효송과 함께 세계아마추어 팀 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아마 스타 출신이다. 하지만 KLPGA 무대에 데뷔한 올해 초반 성적은 썩 신통치 않았다. 시즌 초반 2개 대회 연속 컷 오프로 시작하더니 5월까지는 9개 대회에서 6차례나 컷 탈락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6월 이후 5개 대회에서는 한 번도 컷 오프가 없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첫 톱10 성적을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공동 5위 상금 3900만원을 챙긴 서교림은 상금 랭킹에서도 44위(9544만원)에 올라 1억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롯데 오픈 나흘 내내 언더파(68-70-70-69)를 치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서교림이 특히 기대를 모으는 이유가 있다. 장타자라는 이유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 드라이브 거리 6위에 올라 있는 서교림은 그린적중률에서도 6위(77.08%)를 달리고 있다. 장타와 그린적중률 랭킹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들고 있는 선수는 서교림을 포함해 4명뿐이다. 드라이브 거리 1위(260.83야드), 그린적중률 1위(79.16%)에 올라 있는 이동은, 드라이브 거리 2위(257.95야드), 그린적중률 10위(75.64%) 방신실 그리고 드라이브 거리 9위(248.81야드), 그린적중률 9위(75.92%) 박주영까지다. 신인으로 두 부문 모두 10위 이내에 올라 있는 선수는 서교림이 유일하다.
173㎝의 서교림은 샷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패션 감각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스타 군단 삼천리가 신인인 서교림을 구단 팀원으로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첫 톱10 성적을 냈지만 서교림의 신인 랭킹은 여전히 5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번 첫 톱10 성적으로 자신감을 덤으로 얻었을 게 분명하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서교림의 남은 시즌 행보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