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조선 공룡’ 띄워 1위 굳히기…亞 조선 3강 ‘덩치 경쟁’ 가속

세계 최대 조선사 CSSC, 자회사 합병 임박

내부 경쟁 해소해 세계 1위 자리 방어 차원

日도 1·2위 합병해 글로벌 4위 도약 추진

韓·日 ‘美의 중국 조선업 견제’ 업고 추격전

전문가 "韓·日, 생산능력 확대 한계" 지적도

중국 조선소. 연합뉴스중국 조선소. 연합뉴스




중국 정부 주도로 세계 최대 조선 그룹 중국선박조선집단(CSSC)의 핵심 자회사들이 합병에 나서면서 글로벌 조선 업계에 ‘덩치 경쟁’이 확산하고 있다. CSSC는 내부 경쟁 해소와 효율성 제고를 통해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해 한국과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6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CSSC 산하 자회사인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중국선박)와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중국중공)의 합병안이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 인수합병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합병은 중국선박이 신주를 발행해 중국중공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정부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연내 흡수합병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선박은 상선과 해양 공정 중심, 중국중공은 방산과 해양 개발 장비 중심으로 각각 대형 조선소를 거느려온 CSSC의 양대 축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연간 수주량 250척 이상, 순수화물적재톤수(DWT) 약 2860만 톤에 달하는 단일 법인 기준 ‘세계 최대 조선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게 된다. 이들 두 회사는 지난해 전 세계 조선 수주의 약 17%를 차지했다.





2024년 중국 조선 업계의 글로벌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이는 불과 4년 전 50% 이하였던 데서 급등한 것으로, 같은 기간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재 글로벌 10대 조선사 중 5곳이 중국, 3곳이 한국, 2곳이 일본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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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도 중국의 독주에 대응해 자국 조선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은 최근 2위 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지분을 30%에서 60%로 늘려 자회사화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2021년부터 합작법인 ‘니혼십야드’를 공동 운영 중이었으며 이번 결정으로 세계 4위 규모의 조선사가 출범하게 된다. 일본은 한발 더 나아가 국립 조선소 설립도 구상하고 있다. 국가가 조선 시설을 건설·취득하고 민간에 운영을 위탁하는 내용으로, 집권 자민당이 최근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이 같은 제안서를 제출했다. 1조 엔(약 9조 5000억 원) 규모의 민관 합동 펀드를 조성해 조선소 현대화와 국립 조선소 설립 지원에 활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일본에서는 특히 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을 겨냥해 ‘미일 조선 협력’을 외교 카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제로 일본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공동 조선 펀드 설립을 제안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본이 목표한 것만큼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높은 인건비와 자재비가 한계점으로 꼽힌다. 드류어리해운서비스의 자옌두 크리슈나 이사는 “일본은 인력 30% 감소와 높은 생산비용으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고, 통합은 사실상 마지막 부활 카드”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로 한국 역시 일본과 함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국가로 꼽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은 조선 강국이지만 지금이야말로 도약과 침체의 갈림길에 서 있다. K조선으로 해양 강국을 만들겠다’는 글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기업을 중심으로 미래형 선박 개발 및 미 해군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HD현대는 올 4월 미국 최대 군함 제조사 헌팅턴잉걸스(HII)와 기술 협약을 체결했으며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기반의 필리십야드 인수에 이어 미 해군 납품 업체 오스털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다만 주요 조선소들이 2027~2028년까지 수주 물량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도 휴면 조선소들이 재개되지 않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됐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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