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요가 등 강사료만 月 800만원…문화복지 앞장 서죠”

[우리동네 마을금고] <8>강원 북춘천

사옥 2~3층 노래 교실 등 운영

지역 주민 일상 책임지는 쉼터

자산 20억→3500억으로 성장

김선호 북춘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강원도 춘천시 북춘천새마을금고 본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금고를 소개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김선호 북춘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강원도 춘천시 북춘천새마을금고 본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금고를 소개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강원 춘천역에서 10분가량 차를 타고 달리면 넓은 농지와 띄엄띄엄 세워진 아파트 사이로 북춘천새마을금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외곽 마을의 한적함 속에서도 북춘천금고만큼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운동복 차림을 한 중장년층들이 삼삼오오 모여든 곳은 창구가 아닌 본점 2~4층의 문화센터. 북춘천금고는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민들의 일상을 책임지는 쉼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김선호(사진) 북춘천금고 이사장은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고는 지역의 자금을 조달해 번 수익을 지역에 나눔하는 사회적기업”이라며 “출자금 배당, 이용고 배당 등 지역사회 환원에 적극적인 명품 협동조합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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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은 북춘천금고 성장을 함께해온 인물이다. 1995년 파출수납 업무로 시작해 2016년 이사장직에 오른 그는 자산 20억 원 금고를 3500억 원으로 키우기까지 수많은 위기를 견뎌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입사했을 당시 우두동은 전부 논밭이라 영업처가 없었다”며 “직원들의 의기투합, 사업 기회 모색을 통해 역내 새마을금고 36곳이 6곳으로 구조조정이 되는 와중에도 북춘천금고는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북춘천금고가 중대형 금고로 성장하게 된 비결은 문화 복지 사업이다. 북춘천금고는 본점 사옥의 2~3층을 스크린 골프장, 4층을 필라테스·요가 교실, 강의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합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서 노래·기타 교실, 만화 그리기 등 질 좋은 강좌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북춘천금고가 한 달 지불하는 강사료만 800만 원에 달한다.

여러 문화 사업 중에서도 입소문을 제대로 탄 것은 관광 행사다. 혼자서 엄두를 못 냈던 국내외 여행을 이웃들과 함께할 수 있어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겁다. 거동 불편자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무장애 관광’도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여행 중 촬영한 영상은 자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고 있다”며 “영상이 상시 노출되다 보니 지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과 함께 쌓아온 신뢰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춘천금고는 지난해 16억 39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연체율은 2.72%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선정한 ‘강원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지역민들의 금융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의 개발·취급을 허용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춘천시나 공공기관의 자금을 관리하고 싶지만 행정안전부 산하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현실이 아쉽다”며 “공공기관 자금 유치, 청년 창업 지원 사업 등에 나설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 이 과실은 결국 지역사회에 환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춘천=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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