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당분간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변수로 인해 국채 시장 키플레이어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현·선물 매수세가 엇갈리면서 시장에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올해 5월 초까지 외국인의 국고채 현·선물 순매수세는 동시에 강해졌다가 6월을 기점으로 추세가 반전됐다. 현물 매수세는 빠르게 약해지는 반면 선물 매수세만 강화되는 양상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외국인은 5월 장외 시장에서 국채를 15조 228억 원 순매수했다. 이후 7월에는 8조 7500억 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는 6312억 원 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선물(3년·10년물 합)은 △5월 18조 9680억 원 △6월 33조 9471억 원△7월 1조 8749억 원 순매도하다 이달 들어 매수 우위(8조 711억 원)로 전환했다.
이는 금리 하락 기대가 일부 남아있지만 실물 채권 매수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관망 모드’로 해석된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데,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확대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곧바로 금리 급등 압력으로 연결된다. 한국처럼 외국인 비중이 큰 시장에서는 이들의 선물 포지션이 사실상 금리의 ‘풍향계’로 작용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중한 포지션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고용과 물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엇갈리면서 미국 경제상황이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단 분석이다. 국내의 경우에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고, 내년도 예산안도 이달 중 발표된다.
업계에서는 국고 3·10년 금리가 당분간 각각 2.38~2.50%, 2.75~2.90% 범위 내에 갇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관망 모드를 고수 중이고, 예정된 이벤트들을 감안하면 이달 후반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며 “국고 3년이 2.45%, 국고 10년이 2.80%을 웃돌 때에는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짚었다.